“축구보다 길어질 싸움에서 반드시 승리해서 꼭 좋은 모습으로 일어나길 응원하겠다”
2002년 6월 14일 인천 문학경기장에서 열린 한국과 포르투갈의 2002년 한일월드컵 조별예선 D조 3차전. 당시 한국은 박지성의 결승골로 1대0 승리를 거두고 16강 진출을 확정했다. D조 최강으로 평가됐던 포르투갈은 한국에 패하며 16강 진출이 무산됐다.
두 나라의 희비가 엇갈린 이 경기에 현재 한국 축구대표팀의 지휘봉을 잡고 있는 파울루 벤투는 중앙 미드필더로 풀 타임 활약했다. 전반 27분 주앙 핀투가 퇴장당했던 이 경기는 벤투 감독에게 아직도 강렬한 기억으로 남아있다.
20일 서울시 마포구 성산동 서울월드컵경기장 풋볼팬타지움에서 만난 벤투 감독은 당시 상대했던 한국 미드필더 유상철에 대해 “포지션이 겹치는 선수다 보니 상당히 인상 깊었던 기억이 있다”면서 “상당히 좋은 능력을 가진 선수였고, 투지 넘치는 경기력을 보여줬던 선수였다”고 평가했다.
2019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E-1 챔피언십에서 우승한 벤투 감독이 이날 풋볼팬타지움을 찾은 이유는 췌장암 투병 중인 유상철 감독을 응원하는 사진전이 열리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벤투 감독은 “우리 인생에서는 축구보다 중요한 것이 훨씬 더 많다”며 ”축구는 이길 수도, 질 수도 있지만 유상철 감독이 지금 치르고 있는 상황은 우리가 평소 하는 축구보다는 길어질 수 있지만 반드시 승리해서 꼭 좋은 모습으로 일어나길 바란다. 진심으로 응원하겠다”고 말했다.
함께 사진전을 찾은 여자 축구대표팀의 콜린 벨 감독도 “유상철 감독이 가족과 주변 분들에게 최대한 많은 에너지를 받아 하루빨리 완쾌하기를 응원한다”고 격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