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發 '하명수사' 넘어 확산하는 '공천 개입' 의혹

檢, 울산시장 선거 공천 과정 주목…임동호 2차 조사
임동호 경선포기 대가…총영사 등 '靑 제안' 의혹
임동호 "경선 포기 전제로 자리 제안받은 적 없어"
檢, 업무수첩 내용 관련 구체적 사실관계 확인 방침

더불어민주당 임동호 전 최고위원 (사진=자료사진)
지난해 치러진 울산시장 선거와 관련해 당시 후보로 나선 송철호 울산시장을 '단수' 공천하는 과정을 둘러싼 잡음이 끊이질 않고 있다.

김기현 전 울산시장 측근 비리 첩보에서 시작된 '하명수사' 논란이 지금은 울산시장 공천 과정에 청와대 입김이 작용한 것 아니냐는 선거 개입 의혹으로 번진 분위기다.

20일 검찰 등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공공수사2부(김태은 부장검사)는 전날 울산지검으로 검사 등을 보내 임동호 전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을 조사했다. 임 전 최고위원을 상대로 한 조사는 지난 10일에 이어 두 번째다.

임 전 최고위원은 지난해 치러진 울산시장 자리를 놓고 민주당 내에서 송 시장과 경쟁을 벌인 사이로 예비후보 등록을 마쳤지만, 송 시장이 단수 후보자로 확정되면서 경선에 나서지도 못했다.

이런 임 전 최고위원을 둘러싸고 지난 18일 오후부터 경선을 포기하는 대가로 청와대로부터 공공기관 사장 자리나 해외 총영사 자리를 제안받았다는 의혹이 불거졌다.


특히 검찰이 지난 6일 압수수색을 통해 확보한 송병기 울산시 경제부시장 업무수첩에 이런 정황을 뒷받침하는 내용이 담겼다는 내용이 전해지면서 청와대의 선거 개입 의혹은 더욱 확산하는 상황이다.

업무수첩에는 청와대가 송 시장을 당선시키기 위해 지난 2017년 11월 초 당내 경쟁자를 제거하려 했다는 내용과 송 시장이 청와대를 방문했을 당시 강길부 국회의원이 송 시장을 지지하도록 논의한 정황도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임 전 최고위원은 의혹이 불거진 지난 18일 입장문을 내고 "울산시장 경선 참여를 하지 않는 조건으로 민정수석실 쪽에서 높은 자리를 제안 받았다는 내용은 사실이 아니"라고 밝혔다.

전날 울산지검에 출석해서도 "경선 포기를 전제로 자리를 제안받은 사실은 없다"고 재확인했다.

그는 "청와대가 공식적으로 자리를 제안한 적은 전혀 없고, 불출마 조건으로 오갔던 얘기도 없다"면서 "자리 얘기는 예전부터 계속 있었던 이야기"라고 강조했다.

또 "평소 친하게 지내는 임종석 전 비서실장과 김경수 경남도지사, 청와대 친구 등과 술자리를 가진 적이 있다"며 "오랫동안 어려운 지역(울산)을 지켜왔기 때문에 좋은 자리 가서 무엇인가 해야 하지 않겠냐는 친구로서의 걱정 섞인 이야기가 오갔다"고 해명했다. 오사카 총영사 자리도 자신이 제안한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임 전 최고위원의 이 같은 해명에도 논란은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

실제 울산시장 선거와 관련해 당시 경선을 준비했던 임 전 최고위원과 심규명 변호사 등은 송 시장이 단수 후보로 확정된 뒤 예비후보 자리에서 물러났다. 심 변호사는 이후 더불어민주당 울산광역시당 선거대책위원회 공동선대위원장을 맡았다.

업무수첩에 '물 문제와 공공병원은 강 의원의 거취와 관련해 정무적 접근을 요청한다'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알려지면서 강 의원의 현안 문제를 해결해 주고 송 시장 지지를 끌어내려고 한 것 아니냐는 추측이 나오고 있다.

청와대는 논란이 확산하자 "수사 중인 사안이므로 입장을 밝히는 것은 적절할 것 같지 않다"며 구체적인 언급을 피했다.

검찰은 향후 수사를 통해서 하명수사 의혹은 물론 청와대 측이 울산시장 선거 과정에 관여했는지 등을 면밀하게 살필 계획이다.

임 전 최고위원을 비롯해 관련자들 소환 조사를 통해 확보한 진술을 토대로 업무일지 내용이 실제 이뤄졌는지 등을 확인한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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