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세돌 "어처구니 없는 실수로 패해…3국은 승패보다 이세돌 스타일로"

"1국은 이세돌 스타일 아닌 이기는 것에 집중…마지막은 이세돌답게"
"中 바둑 AI는 이기기 힘들지만 한돌은 완성 덜 된 듯"

(사진=연합뉴스)
이세돌 9단이 NHN의 바둑 인공지능(AI) '한돌'과 2국에서 불계패한 것에 대해 진한 아쉬움을 드러냈다.

이 9단은 19일 서울 강남구 도곡동 바디프랜드 사옥에서 열린 NHN의 바둑 인공지능 한돌과 '바디프랜드 브레인마사지배 이세돌 vs 한돌' 2국에서 122수만에 불계패했다. 이 9단이 한돌과의 대결을 포기했다는 의미다.

이 9단은 2국이 끝난 직후 "지는 것이야 그럴 확률이 높았기 때문에 그럴 수 있지만 초반에 너무 어처구니 없는 실수를 해서 너무 쉽게 패배한 것 같아서 그 부분이 정말 아쉽다"고 말했다.

이 9단은 이어 "솔직히 말하면 1국과 2국이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했고, 1국은 제가 초반에 많이 준비했고 제 스타일은 아니고 정말 이기는 것에 집중했었다"며 "마지막(3국)은 정말 승패에 연연하지 않고 이세돌다운 바둑을 둘 수 있도록 바둑을 짜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이 9단은 특히 "중국의 (바둑AI) '절예'나 '골락시' 같은 프로그램은 (대결하면) 이기기 힘들겠다고 생각했는데 한돌은 아직 접바둑에서는 조금 완성이 덜 됐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지적했다.


이 9단을 상대로 설욕에 성공한 한돌 개발사인 NHN 측은 안도한 기색이 역력했다.

이창율 한돌 개발팀장은 이날 승리에 대해 "특별히 기분이 좋다, 나쁘다기보다 좋은 승부가 났으면 좋았겠다는 그런 생각이 있다"고 말했다.

이 팀장은 이어 "어제(18일 1국) 이세돌 9단이 보여주신 것이 있기 때문에 은퇴하시는 자리에 저희가 같이하게 되어서 영광이고 (3국에서는) 꼭 좋은 승부가 펼쳐치면 좋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전날 1국은 인간이 AI를 극복하기는 힘들다는 것을 양쪽이 모두 공감한 상황으로, 접바둑 형태의 '치수고치기', 핸디캡 인정 방식으로 진행됐지만 이날은 동등한 조건, 호선으로 대결을 했다.

한돌은 신민준 9단, 이동훈 9단, 김지석 9단, 박정환 9단, 신진서 9단 등 프로기사 5명와 빅매치에서 전승을 달성한 실력을 톡톡히 발휘했다.

이날 한돌이 승리하면서 오는 21일 진행되는 마지막 판인 3국은 1국과 동일한 조건으로 이세돌 9단이 2점을 깐 상태에서 덤 7집 반을 주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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