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18일 부산 아시아드주경기장에서 열린 일본과 2019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E-1 챔피언십 남자부 3차전에서 전반 28분에 터진 황인범(밴쿠버 화이트캡스)의 결승골로 짜릿한 1대0 승리를 거뒀다.
앞서 홍콩과 중국을 각각 2대0, 1대0으로 꺾었던 한국은 ‘숙적’ 일본과 대회 마지막 대결까지 승리하며 3전 전승으로 우승했다.
2015년 중국 대회와 2017년 일본 대회에 이은 3연패다. 2003년 초대 대회와 2008년 중국 대회 우승까지 더하면 통산 5회 우승이다. 8번의 대회에서 무려 5차례나 우승 트로피를 들며 동아시아 축구의 맹주 자격을 재확인했다.
벤투 감독 체제에서 중용되는 미드필더 황인범은 이번 대회에서 대표팀의 첫 번째 필드골이자 이 경기 결승골을 넣은 뒤 일본 관중석 앞을 유유히 걷는 산책 세리머니까지 선보이며 한일전 승리의 맛을 더했다.
나란히 2승씩 거둔 두 팀의 대결에서 벤투 감독은 최전방에 이정협(부산)을 세우고 2선에 작은 변화를 줬다. 하나원큐 K리그1 2019 MVP 김보경(가시와 레이솔)이 교체 명단에 대기하는 대신 김인성(울산)이 황인범, 나상호(FC도쿄)와 선발 출전했다. 주세종(서울)과 손준호(전북)가 그 아래를 받쳤다.
포백 수비는 김진수(전북)와 김영권(감바 오사카), 김민재(베이징 궈안), 김태환(울산)이 호흡을 맞췄고, 골문은 김승규(울산)가 지키며 골키퍼 3명이 한 경기씩 선발 출전 기회를 나눠 가졌다.
이번 대회 최다인 2만9252명의 관중 앞에서 한국은 경기 초반부터 강하게 일본을 압박했다. 전반 9분에는 주세종의 코너킥을 김민재가 헤딩으로 연결해 골대를 강타했고, 전반 25분에도 주세종이 코너킥한 공을 김영권과 공중볼 다툼을 하던 일본 수비수가 머리로 걷어내려던 것이 골대를 때리는 등 한국이 우세한 흐름으로 경기를 풀어갔다.
결국 전반 28분 공격에 가담한 김진수의 패스를 받은 황인범이 상대 수비가 무려 네 명이나 달려드는 페널티 박스 앞에서 강력한 중거리슛을 때려 일본의 골망을 흔들었다.
선제골 효과는 확실했다. 한국은 더욱 공격에 무게를 실었고, 일본은 수비에 급급했다. 후반 들어서도 양상은 변하지 않았다. 비록 추가골은 나오지 않았지만 계속해서 상대 골문으로 위협적인 슈팅을 몰아친 한국은 사실상 후반 45분 내내 공격만 펼친 끝에 안방에서 일본에 승리를 챙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