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돌' 측 "이세돌의 78수는 세계 최강AI들도 못 본 수"

이세돌 "오늘 78수는 당연한 수…한돌, 예상 못했다니 의아"
한돌개발자 "전혀 예상하지 못한 상황…테스트 결과와 달라 당혹"

프로바둑 기사 이세돌 9단이 18일 오후 서울 강남구 바디프랜드 도곡타워에서 열린 국산 인공지능(AI) ‘한돌’ 과 은퇴대국 제1국에서 92수 만 불계승을 거두고 인터뷰를 갖고 있다. (사진=황진환 기자)
인공지능(AI)인 '알파고'와 대결에서 유일한 승리 기록을 갖고 있는 인간으로 기록된 이세돌 9단이 18일 토종AI '한돌'과의 첫 대결에서 또 다시 이겼다.

한돌 개발사인 NHN는 "프로기사라면 흔히 두는 맥점이지만 세계 최고 바둑AI라는 중국 '절예'와 벨기에 '릴라제'도 보지 못한 수"라며 "이세돌 9단이 알파고 때 유일한 승리를 거뒀던 신의 한수 78수와 똑같은 78수로 첫 판을 승리했다"고 총평했다.

이세돌 9단은 18일 서울 강남구 도곡동 바디프랜드 사옥에서 열린 '바디프랜드 브레인마사지배 이세돌 vs 한돌' 대국에서 AI를 상대로 오후 2시 23분쯤 승리를 거뒀다.

이날 대국에서 이세돌 9단의 78수는 결정적 한 수로 꼽혔다. 2점을 깐 상태로 불리한 형국에서 시작한 한돌은 대국 초반 예상 승률이 10% 안팎에서 출발했으나 우변 흑돌을 공격하면서 30%대까지 치솟았다.

하지만 이세돌 9단의 78수째 이후 한돌의 예상 승률은 14%대로 급격히 떨어졌다. 알파고와 호선으로 맞붙었던 2016년 인공지능과 대국 상황을 약 3년 만에 재현하는 셈이다.


이에 대해 이세돌 9단은 "알파고 대국과는 다른 게 당시 78수는 받으면 안 되는 수였다"며 "반면 오늘 한돌과의 대국에서 78수는 당연한 한 수였는데 한돌이 예상하지 못했다는 것이 의아하다"고 말했다.

반면 한돌개발자인 NHN 이창률 팀장은 "솔직히 말해서 전혀 예상하지 못한 상황이다. 이세돌 9단의 78수를 한돌이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며 "사실 저희가 학습을 시키면서 프로기사분들과 테스트를 했다. 결과가 많이 달라서 당혹스럽다"고 말했다.

AI가 인간을 완전히 정복하는 수준에 이르지 못했다는 방증일 수 있다.

이후 NHN 측은 "대부분의 전문가들이 한돌의 우세를 예상했고, 이세돌 9단은 최근 10일간 두점바둑을 집중적으로 연구한 뒤 수비적으로 출발했다"며 "중반 들어 한돌이 맹렬한 공격을 펼치면서 이세돌 9단의 대마가 위험하다고 생각된 순간 이세돌 9단이 씌우는 맥점(78수)를 두었고, 이 수를 예측 못한 한돌은 당황해 요석이 잡히면서 허망한 종국을 맞았다"고 총평했다.

이날 첫판에서 승리한 이세돌 9단은 19일 낮 12시에 첫판과 같은 장소에서 열리는 제2국에서 한돌과 호선으로 대결한다.

마지막 3국은 오는 21일 낮 12시 이세돌 9단의 고향인 전남 신안군에 위치한 엘도라도 리조트에서 진행된다.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