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3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배제선 (녹색연합 자연생태팀장)
지난 10일이죠. 우리 정부가 주한 미군 기지 4곳을 즉시 반환받기로 했습니다. 그런데 미군기지가 있던 그 부지들. 사람이 살 수 없을 정도로 환경오염이 심각한 상태라고 합니다. 그러자 우리 정부는 기지 반환 후에도 오염 정화에 대해서 한미 양국이 협의하기로 했다고 입장을 밝혔습니다. 그런데 ‘정말로 미국 책임을 물을 수 있을까?’ 우려하는 분들이 있습니다. 얼마나 심각한지 듣고요. 또 정말 미국한테 책임 묻기가 어려운 건지 이 부분도 짚어보죠. 녹색연합 자연생태팀 배제선 팀장 연결돼 있습니다. 배 팀장님, 안녕하세요?
◆ 배제선> 안녕하세요.
◇ 김현정> 일단 이번에 반환받는 그 4개 기지 오염도가 어느 정도나 됩니까?
◆ 배제선> 부평의 미군기지 캠프 마켓 같은 경우에는 다이옥신을 비롯해서 유류, 중금속 오염 수치가 높게 나왔고요. 다이옥신 같은 경우에는 청산가리 1만 배 이상 맹독성을 가진 물질로 알려져 있거든요.
◆ 배제선> 네. 그런데 이게 원인은 당연히 기지 내부의 미군의 기름 유출 사고로 보여지고요. 그리고 이번에 반환된 기지 4개는 전부 다 환경 평가 절차에 따라서 진행했을 때 전부 다 위해성이 있다고 나온 기지들입니다.
◇ 김현정> 전부 다 4개 기지가 환경 기준에서 위해하다라고 판정을 받았다는 게 환경 단체에서 한 게 아니라 정부가 주도로 한 조사 결과가 그렇다는 거예요?
◆ 배제선> 이 조사 결과는 우리나라 정부만 한 게 아니고요. 한미가 같이 합의를 해서 그 절차에 따라서 진행을 한 겁니다.
◇ 김현정> 사실 수치로 들어가지고는 그렇게 확 와닿지는 않는데 어떻게 표현하셨냐면 ‘풀 한 포기도 살 수 없는 땅이다. 미군 기지가 있던 자리에서 기름이 나올지도 모른다’라고 그러셨네요?
◆ 배제선> 이게 실제로 서울시에서 용산 미군기지 주변 유류 오염, 지하수 정화 현황 보고서라고 나온 게 있는데요. 그걸 보면 녹사평역에 발암 물질인 벤젠 수치가 우리나라 기준치에서 1000배를 넘었어요.
◆ 배제선> 기름인데요. 유류 저장 탱크나 배관이 굉장히 낡아 있는 거죠. 특히 유류 저장 탱크, 지하에 들어가 있는 유류 저장 탱크 같은 경우에는 땅속에 묻혀 있기 때문에 관리를 소홀히 하면 그러니까 어느 시점부터 기름이 새어나오는지도 모르는 거예요.
◇ 김현정> 지금 말씀하신 건 용산 기지의 경우예요. 용산 기지도 곧 반환이 될 거고 이제 반환 협상 절차가 개시가 된 상태니까 그래서 이번에 처음 반환되는 4개 곳에 대한 협상이 아주 중요한 건데요. 4개의 미군기지들. 부평, 원주, 동두천 이런 4곳에 대한 협상문을 들여다보면 ‘우리가 그 오염 정화 비용을 받아낼 수 없을 것이다.’ 이렇게 우려하고 계시네요.
◆ 배제선> 네.
◇ 김현정> 일단 돈이 얼마나 들 걸로 보세요, 정화 비용으로?
◆ 배제선> 1100억 원이라고 추정을 하는 게 정부의 입장인 건데요. 실제로 과거에 반환됐던 부산 하야리아의 경우에는 3억 원을 예상했었는데 이후에 정말 정화를 해 보니까 50배 정도 늘어난 143억 원이 들었거든요. 그래서 사실은 실제 정화를 하는 데 얼마의 비용이 들지는 정확히 모르는 거죠. 그러나 과거의 경험으로 봤을 때 늘어날 것은 분명히 확실하다고 봅니다.
◇ 김현정> 알겠습니다. 지금 4곳에 대한 정화 비용 정부는 1100억 원 얘기했지만 이것도 막상 뚜껑 열어보면 얼마나 될지 모르는 상황이군요?
◆ 배제선> 그렇죠.
◆ 배제선> SOFA에 독소 조항이 있는데요. 그 독소 조항에 보면 ‘미측이 원래 상태로 되돌려야 될 의무나 그에 해당하는 보상도 할 의무를 지지 않는다’라고 돼 있어요. 그래서 미군 쪽에서는 이 조항을 근거로 해서 책임을 계속 회피하는 건데 사실상은 한미가 같이 합의를 해서 공동 환경 평가 절차서라는 걸 채택을 했어요.
그래서 거기에 따르면 이거에 따라서 위해성 유무가 판단을 해서 있다고 판단이 되면 미군한테 정화할 책임을 물을 수가 있는 거예요. 그런데 우리 정부는 한 번도 미군에게 그걸 받아낸 적이 없고요. 그러니까 그만한 협상력이 없는 거죠. 그리고 미군은 한 번도 지금까지 태도를 바꾼 적이 없어요, 현재까지. 그렇게 반환받는 순간 끝나는 거죠.
◇ 김현정> 끝나는 거라고 보세요.
◆ 배제선> 그냥 우리 땅인 거예요. 상식적으로 봤을 때 미군 입장에서는 이제 남의 땅인 거잖아요. 남의 땅에 왜 굳이 대화를 더 이어가면서 돈을 주겠어요.
◇ 김현정> 그런데 우리의 현실적인 협상력이라는 것이 항상 미국과의 협상에서 우위에 있지 않기 때문에 방위비 분담금 문제도 있고 여러 가지가 다. 사실상 그 말이 맞지만 이게 현실적으로 어렵다. 이런 건 아니에요?
◆ 배제선> 지금 표현하신 게 정말 저는 가장 중요한 말씀이라고 생각이 되는데요. 우리 정부의 협상력이 떨어지는 거예요. 한미 양측이 합의해서 가지고 있는 그 제도가 있는데 그게 있음에도 불구하고 미측에 어떤 요구를 못하고 한 번도 받아내지 못하고 지금까지 온 거죠.
우리가 지금까지 환경 관련해서 두 번 개정이 됐었는데요. 이게 다 어떤 일이었냐면 첫 번째가 한강 독극물 사건. 그리고 두 번째가 기지를 반환받고 나서 뚜껑을 열어보니까 너무 오염이 심했던 거예요. 그래서 국민 여론이 엄청 안 좋았어요. 그래서 이게 이 여론을 딛고 정부가 협상을 한 거예요.
◇ 김현정> 딱 두 번 받아냈어요, 역사상 딱 두 번? 오염 정화 비용.
◆ 배제선> 그런데 사실 정부가 받아낸 게 아니고 시민들이 싸워서 받아낸 거죠. 그래서 정부가 정말 협상력을 높이고 제대로 하려면 이런 정보들이 다 공개가 돼야 되거든요. 이렇게 밀실에서 협상할 게 아니라 다 공개가 돼서, 이 부분에 있어서 정말 정부하고 시민 사회단체가 적이 아니잖아요. 국민을 믿고 같이해 나가야 되는데 지금은 방법이 없는 거죠.
◆ 배제선> 있어요. 이것도 독소 조항인데요. 언론에 뭐가 나갈 때 일체 미군의 합의가 없으면 절대 공개할 수 없다. 그러니까 합의를 다 한 상태에서 조그마한 거 나가더라도 합의를 한 상태에서 나가도록 그렇게 돼 있죠.
◇ 김현정> 그래서 지금은 못하고 결국은 결과가 나온 다음에 협상문을 우리가 볼 수밖에 없는 상황인데 이것도 그러면 어떻게 바꿀 방법은 있다고 보세요, 투명하게?
◆ 배제선> 예를 들면 지금 이 4개 기지는 반환을 받았잖아요. 그러니까 이건 회의록이나 이미 기지는 반환받았으니까 그 내용은 공개될 수 있다고 봐요, 이미 반환받은 기지에 대해서. 당연히 그래야 된다고 보고요. 이제 우리 땅인 거잖아요.
◇ 김현정> 협상이 다 끝난 지금도 그 과정에 대한 회의록이라든지 발언록 이런 게 하나도 안 나오는 건 문제가 있다. 그걸 공개해야 그걸 바탕으로 그다음 반환 협상을 준비할 수 있다. 이 말씀이신 거죠.
◆ 배제선> 제가 환경 단체나 환경 활동가가 아니라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도 되게 분개를 하는 건 미측이 지금 저희한테 방위비 분담금으로 6조 원 이상을 요구하고 있잖아요. 그런데 정화 비용은 1원도 못 내겠다고 하는 거예요. 지금 이런 상황을 국민들이 정말 관심을 가지고 대응을 해야 된다고 생각하는 거죠.
◇ 김현정> 알겠습니다. 여기까지 말씀 듣겠습니다, 팀장님, 고맙습니다.
◆ 배제선> 감사합니다.
◇ 김현정> 녹색연합 자연생태팀 배제선 팀장이었습니다. (속기=한국스마트속기협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