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1월 말 KTX를 이용해 서울을 가기 위해 광주 송정역을 찾은 40대 여성 A씨는 주차할 곳을 찾지 못해 헤매다 결국 기차를 놓쳤다.
한 달에 세네 차례 서울을 찾는 A씨가 주차할 곳을 찾지 못해 30분 이상 헤맨 것은 당시가 처음이 아니다.
A씨는 주차 시간을 줄이기 위해 상대적으로 한산한 제2주차장을 찾기도 했지만 30분 정도를 허비한 뒤 겨우 차를 주차할 수 있었다.
실제 지난 17일 오전 9시 30분쯤 광주 송정역 제1주차장과 제2주차장에는 빈자리가 거의 없었고 인근 사설 주차장의 상황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송정역 인근 한 사설 주차장 대표는 "역 주차장에 갔다가 자리가 없어 돌아오는 승객들이 자주 있다"며 "기차를 놓치지 않기 위해 차를 그대로 둔 채 뛰어가는 승객도 있다"고 말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시민들은 두 배 이상 비싼 사설 주차장에 차를 주차하거나 차량을 두고 택시 등의 대중교통을 이용해야 하는 불편을 겪고 있다.
특히 열차를 이용하기 위해 전남지역에서 광주를 찾는 승객들의 경우 '울며 겨자 먹기'로 비싼 사설 주차장의 주차료를 감당하고 있는 실정이다.
코레일 측은 송정역복합환승센터 건설이 예정됐던 부지에 1600면 규모의 주차타워 설계·용역을 오는 2020년 상반기까지 마무리한다는 계획이지만 언제 완공될 수 있을지 장담하지 못하고 있다.
코레일 한 관계자는 "2020년 상반기까지 설계·용역을 마무리할 계획"이라며 "공사를 코레일 혼자만 진행하는 게 아닌 상황에서 언제쯤 완공될지 확답할 수 없다"고 말했다.
여기에 광주시가 광주 송정역 인근에 대한 KTX투자 선도지구 개발을 서두르겠다는 방침을 보이고 있어 추가로 상업·숙박시설이 들어설 경우 주차난은 더 가중될 수 있다.
광주 송정역에서만 하루 평균 KTX와 SRT 등 84편의 열차가 오가며 2만 1400여 명의 승객이 이용하고 있는 상황에서 주차난 해소를 위한 대책 마련이 요구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