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총, 한국진보연대, 민중당 등 시민단체는 17일 오전 8시부터 서울 동대문구 한국국방연구원 앞에서 '방위비 5차 협상 대응 국민항의 집회'를 열었다. 시민단체 회원 300여명은 한국국방연구원 정문과 근처 4차선도로 양측 1차선을 점거했다.
이들은 '단 한푼도 줄 수 없다! 굴욕협상 중단하라', 'GET OUT U.S', '날강도냐, 동맹이냐', '6조원은 268만명 대학생 모두가 15만원씩 받을 수 있는 돈' 등의 피켓을 들고 " 굴욕협상 중단하라", "혈세강탈 미군 나가라" 등의 구호를 외쳤다.
참가자들은 오전 10시 30분쯤 협상장 진입을 시도하며 경찰과 충돌했다. 연행된 참가자는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남북관계와 군사주권이 트럼프 정권의 돈벌이 희생양으로 전락했다"며 "정부가 SMA 틀을 넘어서는 미국의 '대폭 증액' 요구를 들어주는 것은 분노하는 국민을 배신하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국 정부가 부담하는 비용도 미국 측이 부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단체는 "애초 한미 주둔군지위협정(SOFA)에 규정된 대로 주한미군의 주둔비용은 전액 미국이 부담해야 한다"며 "미군이 세계패권전략 차원에서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 주둔하는 만큼 미군기지 임대료와 그동안 한국 정부가 감면, 면제해준 세금, 공공요금을 오히려 한국이 받아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상기 민중당 상임대표는 "주한미군이 없어져야 한반도 평화가 정착된다"며 "미국의 방위비 분담금 인상 요구에 현재 96%의 국민이 반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평통사 관계자는 "방위비 분담금을 단 한푼도 줄 수 없다"면서 "6조원까지 분담금을 인상해달라는 '굴욕 외교'는 옳지 않다"고 지적했다.
한미경 전국여성연대 상임대표는 "미국은 북한에 만나자고 전하면서, 남한 정부에는 방위비 분담금 6조를 요구하고 있다"며 "북측에는 대화를 하자고 하면서 우리에게는 현재의 5배에 달하는 무리한 분담금을 요구하는 게 말이 되지 않는다"고 일갈했다.
한미 양국의 방위비분담금 협상은 이날 오전 10시 37분부터 시작됐다. 시민단체들은 협상이 진행되는 동안 협상장인 한국국방연구원 앞에서 집회를 이어갈 계획이다.
양국은 지난 3월 제10차 SMA를 체결하면서 올해 한국이 부담할 방위비 분담금 액수를 1조 389억원으로 정했다. 이는 오는 31일 만료된다. 미국은 한국에 5조 8450억원을 분담하라고 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국은 올해 분담금액 동결을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은 이번 SMA 항목에 역외훈련비용, 미군의 한반도 순환배치 비용, 주한미군 인건비 중 수당과 군무원 및 가족지원 비용 등을 새로 포함하라고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