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는 그동안 꾸준하게 동남아시아리그에 도전했던 많은 선수의 영향도 있지만 최근 2년간 베트남 축구의 가파른 성장을 이끈 박항서 감독의 공이 매우 크다. 이 때문에 유럽 출신 감독을 선호했던 동남아시아 국가의 축구대표팀 지휘봉을 한국 출신 지도자가 잡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다.
이런 흐름의 하나로 한국 축구대표팀을 이끌고 2018 국제축구연맹(FIFA) 러시아월드컵에 참가했던 신태용 감독이 최근 인도네시아 축구대표팀의 차기 감독으로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중국 프로팀 등과 영입 경쟁에서 인도네시아 축구대표팀이 적극적으로 영입을 노리고 있다는 소식이 여러 언론을 통해 전해졌다.
2년 전 아시아 축구에서도 수준이 낮다는 평가를 받았던 베트남 축구를 사실상 총괄하는 감독으로 선임돼 실패를 모르는 성공만을 거둔 박항서 감독 역시 경쟁국의 감독으로 후배가 올 가능성이 크다는 소식을 모를 리 없었다.
내년 1월 태국에서 열리는 2020 아시아축구연맹(AFC) 23세 이하(U-23) 챔피언십을 앞두고 베트남 U-23 대표팀을 이끌고 경남 통영에서 전지훈련에 한창인 박항서 감독은 17일 국내 취재진과 만나 “신태용 감독은 내가 잘 알고 또 좋아하는 동생”이라며 “(인도네시아 감독 부임설은) 그만큼 능력이 있다는 것”이라고 활짝 웃었다.
“예전에 신태용 감독에게 ‘지도자는 1년 이상 쉬면 현장 감각이 떨어져 곤란하다’고 말했다”는 박항서 감독은 “재충전을 하더라도 복귀하는 것이 좋다고 했는데 벌써 1년 5개월이나 지났다”고 아끼는 후배의 현장 복귀를 응원했다.
후배보다 먼저 축구 열기가 남다른 동남아시아에서 활약하는 박항서 감독은 “동남아나 중국이나 타국은 다 어렵다. 언어와 소통, 관습, 문화 등이 한국과는 다르다”면서 “본인이 잘 파악해서 가장 적합한 곳으로 가는 것이 좋을 것이다. 금전적인 부분도 중요하겠지만 본인이 성취할 수 있는 곳으로 가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이어 “대한민국 사람으로서 일할 때 품격을 높이기 위해 책임감 있게 행동하려고 노력하고 있다”는 박 감독은 “최고의 선수를 만들어 쓰기보다는 현재 자원을 극대화하고 팀을 완성하는데 중점을 두고 있다. 좋은 선수를 만났고, 감독을 믿고 따르는 좋은 코치도 만났다. 덕분에 좋은 결과를 낼 수 있었다”고 새로운 도전을 앞둔 신태용 감독에게 자신의 성공 비결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