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가 유 전 부시장 감찰 무마 의혹을 정면으로 반박하는 상황에서 검찰이 한층 수위가 강한 재반박 입장을 밝혔기 때문이다.
16일 검찰 안팎에서는 수사팀이 감찰 무마 의혹과 관련해 혐의를 입증할 핵심 증거나 진술을 확보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앞서 서울동부지검 형사6부(이정섭 부장검사)는 지난 13일 유 전 부시장을 뇌물수수 등 혐의로 구속 기소하면서 "비리 혐의 중 상당 부분은 대통령비서실 특별감찰반 감찰 과정에서 이미 확인되었거나 확인이 가능했다"고 밝혔다.
해석에 따라서는 검찰 발표가 청와대 측의 감찰 무마 정황이 존재했다는 의미로 읽힐 수 있는 대목이다. 청와대는 이에 대해 강하게 반박했다.
윤도한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전날 "의미를 정확히 파악하기 어려운 문장"이라며 "비리 혐의 중 상당 부분이 확인됐다는 뜻인지 비리 혐의 중 일부분이 확인됐고 상당 부분이 확인 가능했다는 뜻인지 알 수 없다"고 지적했다.
또한 "두 가지 의미 중 어느 것이든 청와대는 지난 4일 밝힌 대로 당시 민정수석실은 수사권이 없는 감찰을 했고 감찰이라는 범위와 한계 내에서 밝혀진 사실을 토대로 판단했다"고 강조했다.
윤 수석의 설명은 강제수사권이 없는 현행법에 따라 감찰을 실시했고 이에 따른 사실관계를 토대로 유 전 부시장에 대한 인사 조치를 결정, 문제될 게 없다는 주장으로 풀이된다.
또 검찰이 다소 '모호한' 방식으로 유 전 부시장에 대한 혐의를 설명하면서 청와대의 감찰 책임론을 부각하려는 데 대해 강한 불만을 드러낸 것으로도 읽힌다.
윤 수석은 유 전 부시장이 청와대 인사들과 금융위원회 고위직 인사를 논의했다는 텔레그램 단체 대화방 존재나 '피아를 구분해야 한다'는 취지의 천경득 총무비서관실 선임행정관의 검찰 진술 등에 대해서도 부인했다.
하지만 검찰은 전날 윤 수석 설명이 나온 이후 "최근 형사사건 공개금지 규정 시행 등으로 검찰 수사 관련 보도가 통제되는 상황에서, 수사를 통해 확인된 사실관계와 증거를 알지 못하는 당사자들의 일방적 주장을 발표한 것에 불과하다"고 재반박했다.
그러면서 "검찰은 절차에 따라 수사하고 있고, 증거에 따라 처리할 것"이라며 "수사 결과를 보면 수긍하실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청와대가 진행 중인 수사 사황에 대한 정확한 정보 등을 알지 못한 상태에서 내부 당사자들의 입장을 듣고 반박하는 것 아니냐는 취지다.
일각에서는 청와대와 신경전을 벌이는 검찰 반응이 예사롭지 않다는 반응이 나온다.
검찰 출신의 한 변호사는 "청와대가 내놓은 설명에 검찰이 다시 즉각적으로 반박하기가 쉽지 않을텐데 입장을 내놨다"며 "특히 절차에 따라 수사하고 증거에 따라 처리할 것이라고 강조한 것은 수사가 진행되는 동안 핵심 물증을 포착한 것으로 읽힌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