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저리그(MLB) 홈페이지는 16일(한국 시각) "베테랑 좌완 범가너가 5년 8500만 달러(약 996억 원)에 애리조나와 계약했다"고 전했다. 평균 연봉은 1700만 달러다.
범가너는 2009년 빅리그 데뷔 후 통산 119승 92패 평균자책점(ERA) 3.13을 기록했다. 2011년부터 2016년까지 6시즌 연속 두 자릿수 승수를 쌓았다. 이 기간 83승을 올리며 에이스로 군림했다.
무엇보다 범가너는 포스트시즌, 특히 월드시리즈(WS)에서 엄청난 존재감을 뽐냈다. 2010년과 2012년에는 1경기만 던졌지만 각각 7이닝과 8이닝 무실점 쾌투로 승리했고, 2014년에는 3경기 등판해 완봉승 등 2승 1세이브 ERA 0.43으로 펄펄 날았다. 그해 WS 최우수선수에 올랐다.
이런 '미친' 활약으로 범가너는 자신의 이름과 '매드'(mad)라는 단어의 공통점을 딴 매드범이라는 별명을 얻었다. 가을에 미친다는 뜻이다.
물론 범가너는 최근 하락세를 보였다. 2017년 4승9패, 지난해 6승7패로 부진한 범가너는 FA 자격을 얻는 올해는 그나마 9승9패를 올렸다. 그러나 ERA는 3.90으로 데뷔 후 가장 높았다. 평균 연봉 2000만 달러에 미치지 못한 계약을 한 이유다.
류현진이 총액 1억 달러(약 1200억 원) 이상 계약을 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류현진은 올해 14승에 ERA 2.32를 기록하며 생애 최고 시즌을 보냈다. MLB 전체 ERA 1위에 오른 만큼 범가너와 비교할 수 없다.
다만 류현진은 2015시즌 왼 어깨 수술로 거의 두 시즌을 재활한 전력이 있다. 여기에 내년 33살이 되는 나이도 걸린다. MLB 홈페이지가 올 시즌 FA 순위에서 범가너를 5위에, 류현진을 7위에 놓은 이유다.
하지만 류현진은 재활을 마치고 지난해부터 건재를 과시했다. 전성기를 지난 범가너와는 다른 상황. 미네소타가 류현진 영입을 위해 1억1000만 달러를 장전했다는 소식이 들리는 까닭이다.
여기에 류현진은 복수의 구매자들이 대기하고 있다. 특급 선발 영입 경쟁에서 밀려난 LA 연고의 에인절스와 다저스는 물론 토론토까지 관심을 보인다. 과연 류현진이 1억 달러의 사나이가 될지 지켜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