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불허전'…클래식의 힘 증명한 '오페라의 유령'

[뮤지컬 '오페라의 유령' 월드투어 부산 ①] 역사적인 부산 첫 공연 현장
웅장한 무대, 아름다운 선율…관객들 박수 갈채 이어져
샹들리에 장면 압권…크리스틴 변화되는 서사도 눈길
신동원 '오페라의 유령' 월드투어 협력연출 "1000만 관객 목표로 열심히 할 것"

뮤지컬 '오페라의 유령' 공연 모습 (사진=에스앤코 제공)
전 세계 1억 4천만 명을 매혹시킨 불멸의 명작 뮤지컬 '오페라의 유령'이 역대 최대 규모의 월드투어 공연으로 부산에 상륙했다.

지난 13일 부산 드림씨어터에서 월드투어 한국 공연의 첫발을 내디딘 뮤지컬 '오페라의 유령'은 그야말로 명불허전, 압도적인 웅장함으로 관객을 찾았다.

모두에게 널리 알려졌듯, 뮤지컬 '오페라의 유령'은 오랜기간 전세계 관객들에 사랑을 받아온 명작 뮤지컬이다. 1986년 런던, 1988년 뉴욕에서 초연된 이후 30년이 넘는 시간 동안 공연되며 수많은 기록을 세운 바 있다.

작품은 '클래식의 힘'을 고스란히 전한다. 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변함없는 가치로 일관되게 관객에 울림과 감동을 선사한다.


7년 만에 오리지널 공연으로 한국을 찾은 '오페라의 유령' 역시 이 같은 '클래식의 힘'을 묵직하게 증명했다.

이날 드림씨어터 3개 층 객석을 가득 메운 1700여 명의 관객들은 외로움과 질투 그리고 불멸의 사랑을 통할하는 작품의 서사에 몰입하며, 아름다운 무대와 배우들의 고혹적인 연기에 박수갈채를 쏟아냈다.

뮤지컬 '오페라의 유령' 공연 모습 (사진=에스앤코 제공)
역사적인 부산 첫 공연의 막이 오르자 어두운 분위기의 경매장이 등장한다. 노년의 라울 자작은 파리 오페라하우스의 기념품 경매에 참가해 그에게 특별했던 지난 시간의 기억을 불러 일으키는 물품을 구매한다.

경매번호 666. 숫자마저도 불길한 느낌의 경매품이 등장하고 '재앙의 샹들리에'라는 경매사의 설명으로 부서진 샹들리에의 잔해가 드러난다.

이윽고 시간을 되감듯 부서진 샹들리에는 원형으로 돌아가며 화려한 조명을 비추고 서서히 하늘로 올라간다. 공중에 올라간 샹들리에는 무대와 객석 사이에 자리잡으며 관객들을 19세기 말 파리 오페라하우스로 초대한다.

작품은 익히 알려진대로 흉측한 얼굴을 마스크로 가린 채 오페라 하우스 지하에 숨어 사는 천재음악가 유령(팬텀)과 프리마돈나 크리스틴, 그리고 크리스틴을 사랑하는 귀족 청년 라울의 러브 스토리를 그린다.

뮤지컬의 거장 앤드루 로이드 웨버의 '밤의 노래(The Music of the Night)', '바램은 그것 뿐(All I Ask of You)' 등의 감미로운 음악은 이 같은 러브 스토리에 애절한 서사를 더한다.

뮤지컬 '오페라의 유령' 공연 모습 (사진=에스앤코 제공)
여기에 무대 디자이너 마리아 비욘슨이 고증을 통해 완벽하게 재현한 파리 오페라하우스, 자욱한 안개 속 281개의 촛불이 일렁이는 지하 호수 장면, 배우와 앙상블이 형형색색 의상을 입고 등장하는 가면무도회 장면은 관객을 매료시킨다.

그 중 압권은 역시 무대로 곤두박질치는 샹들리에다. 관객을 오페라하우스로 초대한 샹들리에는 1막 마지막 장면에서 무대로 떨어지며 관객들의 탄성을 자아낸다.

뮤지컬 '오페라의 유령' 샹들리에 (사진=에스앤코 제공)
특히 샹들리에는 지난 공연에 비해 약 1.5배 빨라진 속도로 낙하 하는데, 이는 샹들리에를 구성하는 장식용 크리스탈을 플라스틱 진공 성형법으로 제작해 무게를 대폭 낮춘 덕분이다.

극 중 크리스틴의 변화되는 서사 역시 눈길을 끈다. 유령을 돌아가신 아버지가 보내주신 '음악의 천사'로 오인하고 그의 속박에서 벗어나지 못하며 늘 수동적이던 크리스틴은 라울과의 사랑으로 용기를 얻고 자신의 앞길을 진취적으로 개척하는 모습을 보인다.

마지막 장면에서 납치된 크리스틴은 가면이 벗겨진 유령에게 '추함은 얼굴이 아닌 영혼에 있다'고 일갈하는 데 이는 그녀의 변화된 서사를 대변한다.

그녀는 라울과 함께 유령의 속박을 벗어나면서 또 한번의 선택을 하고 유령에게 키스를 하는데, 이를 통해 늘 외로움과 질투 등 어둠만 가득했던 유령에게 사랑이 피어나고 '밤의 노래'로 점철됐던 그의 기나긴 밤은 끝이 난다.

공연이 끝나고 관객들은 배우들의 호연에 박수와 찬사를 보냈다. 배우들도 관객들의 환호에 커튼콜을 3번이나 이어가며 화답했고, 유령 역을 맡은 조나단 록스머스는 손하트를 표현해 관객들에 깜짝 선물을 안겼다.

뮤지컬 '오페라의 유령' 공연 모습 (사진=에스앤코 제공)
이번 '오페라의 유령' 부산 공연은 여러모로 의미가 깊다. 7년 만에 오리지널 내한 공연으로 최초의 부산 지역 공연이기도 하고, 부산에서 공연하는 뮤지컬 중 최장기간 무대에 오르기 때문이다.

뮤지컬 '오페라의 유령' 홍보 및 마케팅을 담당하는 클립서비스에 따르면 현재 티켓을 오픈한 2020년 1월 19일까지 공연장 1, 2층의 주요 좌석이 대부분 매진됐다. 또한 티켓 예매자 중 40%가 부산 외 지역에서 예매해 외부에서 공연을 보러 부산을 찾는 관객도 상당한 것으로 드러났다.

뮤지컬 '오페라의 유령' 월드투어 프로듀서인 공연기획사 에스앤코의 신동원 대표는 개막 공연 다음날인 14일 취재진을 만나 "월드투어를 만드는 과정에서 한국 시즌에 대한 중요성을 갖고 있었는데, 한국 공연을 부산에서 시작하게돼 뜻깊다"고 감회를 전했다.

그러면서 "서울 외에 지역에서의 공연 시장 발전이 숙원사업이었는데, '캣츠' 공연이 서울을 제외하고 부산에서 가장 많은 공연을 한 기록을 갖고 있어 부산 공연에 대한 관심을 갖고 있었고 큰 공연을 할 수 있겠다는 제반사항에 대한 확신도 가졌다"며 이번 부산 첫 공연 배경을 설명했다.

아울러 "'오페라의 유령'을 현재 100만 여명의 관객이 봤다고 하지만, 아직 못보신 분들도 많고 잠재적 관객이 많이 남았다"며 "이번 공연이 원래 오리지널 크리에이티브들이 만든 것이 녹여져 있기도 하고 영화도 1000만 관객 시대이기 때문에, '오페라의 유령' 공연도 1000만 관객이 될때까지 열심히 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오페라의 유령'은 내년 2월 9일까지 부산 드림씨어터에서 공연된다. 이후 3월 14일~6월 26일에는 서울 블루스퀘어 인터파크홀에서 관객을 맞고, 7~8월에는 대구 계명아트센터에서 공연을 이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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