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대만전을 치른 뒤 하루만 쉬고 17일 일본과 만나는 상황이기에 로테이션은 당연했다. 다만 로테이션 폭에 대해서는 "시크릿"이라고 말했다.
벨 감독은 중국전에서 선발로 나선 11명을 대만전 벤치에 앉혔다. 예상보다 파격적인 로테이션이었다. 대만전을 앞두고 "모든 선수가, 어느 경기든 다 뛸 수 있는 준비는 됐다"던 자신감이 묻어나는 대목.
결과도 좋았다.
대만을 3대0으로 격파하고, 1승1무 2위로 올라섰다. 일본과 최종 3차전에서 이긴다면 2005년 대회 이후 14년 만에 동아시아 정상에 오를 수 있다.
벨 감독은 두 차례 소집 훈련을 통해 선수들을 파악했다. 벨 감독은 대만전 후 "선수들이 열심히 훈련하는지, 경쟁에 어떻게 반응하는지 봤다. 또 국제 축구 수준에 어떻게 적응하는지도 봤다"고 설명했다.
테스트 차원의 로테이션은 아니다. 주축 선수들 위주로 경기를 치르지 않고, 23명 모두를 활용한다는 복안이다.
대만전 두 골을 넣은 강채림은 2019년 4월 처음 태극마크를 단 뒤 대만전이 A매치 8경기째인 신예다. 강채림은 벨 감독의 믿음 속에 A매치 데뷔골을 터뜨리며 벨 감독에게 첫 승을 선물했다.
"테스트라고 하기보다는 23명이 선발되서 대표팀에 왔다"면서 "누가 베스트라고 할 것 없이 기회가 주어지면 다 할 수 있는 선수들이다. 그래서 감독님도 믿고 내보낸 것 같다"고 말했다.
선수들의 동기부여에도 중요한 역할을 했다.
대만전 세 번째 골을 넣은 정설빈은 대만전 이전까지 A매치에만 78경기에 출전한 베테랑이다. A매치 21골을 넣는 등 주축으로 활약해왔다. 하지만 중국전에는 교체로 출전했다.
정설빈은 "감독님이 11명이 정해져있는 게 아니라 23명 모두 뛸 수 있는 선수이고, 그걸 우리가 증명해야 한다고 말했다"면서 "이런 부분에 있어 선수들이 조금 더 경쟁할 수 있는 조건이 됐고, 동기부여가 됐다. 선수들이 서로 발전할 수 있는 부분이라 너무 좋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