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행히 인명 피해는 발생하지 않았지만, 일부 층에서는 "화재 경보음이 아예 울리지 않았다"는 불만이 터져 나왔다.
이날 건강검진을 하러 병원에 들렀던 윤모(44)씨는 이날 오전 10시 9분쯤 병원 2층에서 요란한 사이렌 소리를 듣고는 5층에 있던 지인에게 전화해 "어서 피하라"고 말했다.
당시 지인은 아무런 경고음을 듣지 못한 채 다른 환자들과 조용하게 진료를 대기 중이던 상황이었다.
소방 당국에 따르면 이날 화재 신고는 오전 10시 7분에 접수됐는데, 출동이 시작된 뒤에도 일부 환자들은 무슨 일이 일어난 지도 모른 채 원내에 있었던 것이다.
윤씨는 "지인한테 불이 났으니 빨리 나오라고 재촉해서 같이 계단으로 내려갔다"며 "가다보니 아래층에서 하얀 연기가 보이기 시작했는데, 완전히 밖으로 나오자 검은 연기가 치솟았고 사람들이 비명을 지르며 뛰쳐나왔다"고 설명했다.
당시 건강검진차 5층에 있던 김모(46)씨 역시 "안내 방송도, 경고음도 전혀 없었다"고 말했다.
본격적으로 탄 냄새가 나기 시작하자 일부 간호사가 "비상계단으로 내려가라"고 말했고, 영문도 모른 채 내려가다 3층쯤에 이르러서야 불이 났다는 사실을 알았다는 것이다.
경기 일산소방서에 따르면, 화재 발화점은 건물 1층 중앙복도의 천장으로 추정된다.
김씨는 "불이 났는데 어떻게 밑으로 내려가라고 할 수 있냐"며 "천장이 불에 타고 있는 상황에서 그 밑으로 겨우 나왔다"고 말했다.
나흘 전인 지난 14일 딸을 출산한 정모(29)씨는 "8층 병동에서 아침 식사를 하고 쉬고 있었는데 시끄럽고 우왕좌왕하는 소리가 들려 나가보니 연기가 자욱했다"며 "사이렌 소리도 전혀 듣지 못했는데, 사람들이 올라가야 한다고 해서 옥상에 올라갔다가 다시 1층으로 내려왔다"고 당시 혼란스러웠던 상황을 전했다.
뒤늦게 병원을 빠져나온 정씨는 "당시 3층에 아기가 있었는데 너무 겁이 났다"며 "아기는 초반에 먼저 구조돼 주변 병원으로 이송됐는데, 정확한 행방을 찾는 데에도 꽤 시간이 걸렸던 것 같다"고 말했다.
경기 일산소방서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 7분쯤 신고가 접수된 화재는 25분여 만에 진화가 완료됐다.
산후조리원을 갖춘 해당 병원에는 이 같은 신생아와 산모, 직원 등 300여 명이 있었다.
연기를 흡입한 성인 10여 명을 비롯해 165명이 병원으로 이송됐지만, 다행히 인명 피해나 중상자, 신생아 부상 피해 등은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