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정부는 일본의 대(對) 한국 수출규제를 원상태로 돌리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지만, 양국 간 입장차를 얼마나 좁힐 수 있을지가 관건인 것으로 보인다.
15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16일 일본 도쿄(東京) 경제산업성에서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 제7차 수출관리정책대화를 개최한다. 2016년 열렸던 제6차 한·일 수출통제협의회 이후 3년여 만에 열리는 대화 재개다.
한국 측에서는 이호현 산업통상자원부 무역정책관이, 일본에서는 이이다 요이치 경제산업성 무역관리부장이 수석대표로 참석한다.
두 사람은 지난 4일 오스트리아 빈에서 개최한 국장급 준비회의를 통해 7차 정책대화에서 △민감기술 통제관련 현황과 도전 △양국 수출통제 시스템과 이행 △향후 추진 방향등 양국 현안 해결에 기여할 수 있는 사안을 이번 대화에서 논의하기로 합의했다.
한국은 일본이 지난 7월 4일 단행한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핵심소재 3개 품목에 대한 한국 수출규제와 화이트 리스트(백색국가) 명단 제외를 철회하는 것을 최종 목표로 하고 있다.
한국 정부는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종료 조건부 연기가 이뤄진 후 가진 한일 통상당국 간 과장급 협의나 국장급 준비회의에서 일본 정부가 진정성 있게 대화에 임했다고 평가하고 있다.
다만, 일본이 진짜 '논의 시작'인 16일 국장급 대화에서 연내 수출규제 폐지 등 태도를 전격적으로 바꿀 가능성은 아직은 미지수다.
가지야마 히로시(梶山弘志) 일본 경제산업상이 지난 13일 한국에 대한 수출규제 완화 가능성을 언급하면서 일부 긍정적인 전망이 나오고 있다.
가지야마 경산상은 16일 무역관리에 관한 한일 국장급 정책 대화가 열리는 것에 관해 "대화에서 한국 측 수출 관리 제도나 운용의 불충분한 점을 다룰 것을 상정하고 있다"며 "대화를 거듭해 그런 점이 해소되면 좋은 방향으로 향하지 않겠냐"고 말했다고 NHK가 보도했다.
그는 일본이 한국에 대한 수출 규제를 강화한 것에 대해서 "정책 대화에서 문제점이 하나하나 해소될 것을 기대하고 있다. 그렇게 하면 원래대로 돌아갈 가능성도 결국 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가지야마 경제산업상의 이날 발언은 한국이 무역 관리를 어떻게 하는지 살펴본 후 개선된 것으로 판단되는 경우 수출 규제를 완화할 수 있으며 이는 일본이 결정할 문제라는 기존 발언의 연장선에 있다.
특히 이번 사태가 일제시대 강제징용과 관련한 한국 대법원 판결에 따른 일본 측의 반발에 의해 시작된 것이어서 워낙 민감도가 높은 데다 양국의 내부 정치적 상황도 변수로 작용하고 있어 당장 입장차를 좁히기는 쉽지 않다는 전망도 많다.
이에 따라 양국이 어느 정도 선에서 접점을 찾을지 주목되는 가운데 당국 간 회동을 통해 대화 분위기를 이어가면서 사태 해결의 실마리를 찾으려 노력한다는 데 의미가 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