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르면 내년 상반기 보잉 737 맥스 운항이 재개될 것으로 보이는 점이 다소 희망적이지만, 중국 정부의 최종 승인이 없다면 우리나라에서는 사실상 국내선 운항만 가능해서다.
14일 항공업계와 외신에 따르면, 보잉은 내년 1월 737 맥스 항공기가 미국 연방항공청(FAA)의 승인을 기대하고 있다.
보잉 737 맥스 기종은 지난해 10월과 올해 3월 두 차례 탑승자 전원이 숨지는 추락사고가 발생해 전세계적으로 운항이 금지된 상태다.
이후 보잉은 사고 원인으로 지목된 소프트웨어를 업그레이드 하고 각종 점검을 거친 뒤 미국 연방항공청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
승인 이후에도 각국 정부와 항공사들이 준비가 필요해 이르면 내년 2분기쯤 운항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미국 최대 항공사인 아메리칸항공은 보잉 737 맥스 기종의 운항 일정을 내년 4월 6일로 보고 있다.
현재 우리나라 항공사들은 2027년까지 보잉 737 맥스8 기종을 모두 114대 도입할 계획이다.
이 가운데 이스타항공은 이미 보잉 737 맥스8 항공기 2대를 국내로 들여왔으나 운항하지 않고 있다. 한 달에 항공기 1대 당 7~8억원 상당의 고정비가 나가는 것으로 알려졌다. 매각설이 나온데 이어 비상경영체제를 선언한 중요 원인으로 꼽힌다.
이스타항공뿐만 아니라 우리나라 항공사들은 성수기 실적이 반영되는 3분기 모두 수백억 수준의 마이너스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대한항공이 유일하게 흑자를 기록했지만 전년 동기 대비 -70%다.
여기에 일본 불매운동의 영향으로 일본 노선 운항이 사실상 멈춘 상태다. 일본 노선은 우리나라 저비용항공사의 매출 기준으로 비중이 24~30%에 달한다.
이 같은 상황에서 매출을 끌어올리기 위해서는 항공기의 효율이 중요하기 때문에 보잉 737 맥스8에 대한 기대가 높다. 보잉 737 맥스8의 연료 효율이 다른 소형 여객기보다 10% 이상 높기 때문이다.
하지만 미국 연방항공청과 우리나라 국토교통부의 운항 승인이 떨어져도 항공사들은 당장 보잉 737맥스8 기종을 노선에 투입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중국 정부의 보잉 737맥스8의 운항 금지 조치가 해제돼야 하기 때문이다. 중국은 보잉 737맥스8 운항을 가장 먼저 금지한 국가다.
중국 상공을 이용할 수 없는 상황에서 보잉 737 맥스8은 사실상 국내선만 투입될 수 있다.
현재 국내선은 출혈경쟁이 벌어지고 있는 '전쟁터'다. 특별 할인 기간 동안 1000원 미만의 항공권도 판매될 정도다.
여기에 신규 항공면허를 취득한 항공사 3곳이 이미 취항을 했거나 내년부터 경쟁에 뛰어들 예정이다. 구체적으로 플라이강원은 지난 11월에 이미 취항했고, 에어프레미아(2020년 9월 목표)와 에어로케이(2020년 3월 목표)가 날개를 펼 준비 중이다.
결국 우리나라 항공사에서 보잉 737 맥스8 운항을 통해 실적을 반등할 수 있는지 여부가 중국 정부에 달려있는 셈이다.
중국 정부는 지난 8월 신규 노선 취항 신청을 받지 않겠다고 일방적으로 통보했다 한 달 만에 정상화한 바 있다. 중국 정부 자체가 '리스크'로 작용할 수 원인으로 꼽히는 이유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우리나라에서 보잉 737맥스8의 운항이 가능해져도 중국 정부의 허가가 없으면 국내선용으로 전락할 수밖에 없다"며 "항공사들이 기업경영을 주도적으로 하기 어렵다"고 토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