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현범, 사장 교체하고 종업원父 계좌로 비자금 챙겨

2억6300만 비자금 조성하고 6억1500만 뒷돈 챙긴 혐의

조현범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 대표. (사진=연합뉴스 제공)
조현범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옛 한국타이어) 대표가 주점 종업원 부친 명의의 계좌로 수억원대 비자금을 조성한 것으로 파악됐다. '비자금 조성이 어렵다'고 한 관계사 사장을 교체하기도 했다.

13일 금태섭 의원실이 확보한 검찰 공소장에 따르면 조 대표는 수입업체로부터 납품을 대가로 6억여원의 뒷돈을 받고 관계사로부터 매달 수백만원씩 총 2억여원을 빼돌린 것으로 조사됐다.

공소장에 따르면 조 대표는 2008년 4월 한국타이어 경영기획본부 본부장으로 있으면서 산하 구매 부문 담당 임원에게 '납품업체를 통해 매월 500만원의 부외자금을 만들어달라'는 취지로 지시해 돈을 챙긴 것으로 나타났다.

조 대표는 매달 500만원씩 123회에 걸쳐 총 6억1500만원을 챙긴 것으로 조사됐다.


해당 업체는 윤활유의 일종인 '이형제'를 독일 회사로부터 수입해 한국타이어에 독점 공급하던 곳으로, 조 대표의 지시가 있을 즈음 공급물량이 준 상태였다.

검찰은 조 대표가 지속적인 납품거래 유지 등 업무 편의를 봐달라는 묵시적인 청탁을 받았다고 판단했다.

조 대표는 가족이 지분 100%를 보유한 관계사의 법인자금을 횡령한 것으로도 나타났다.

그는 회사 총무팀장에게 '매월 부외자금을 만들어달라'는 취지로 지시해 2008년 5월부터 2013년 2월까지 관계사 A사로부터 매달 300만원씩 총 1억7700만원을 챙겨 개인적인 용도로 사용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후 해당 A관계사 대표가 '부외자금 조성이 더 이상 어렵다'는 뜻을 밝히자, 대표이사 자리에서 물러나게 하고 조 대표 일가 심부름을 도맡다 정년퇴직한 인물을 새로 임명했다.

조 대표는 이러한 방식으로 2014년 5월부터 2017년 11월까지 매달 200만원씩 43회에 걸쳐 총 8600만원을 챙긴 것으로 조사됐다.

이 과정에서 조 대표는 고급주점 여종업원의 아버지 등의 차명계좌를 사용해 비자금을 챙긴 것으로도 나타났다.

검찰은 이러한 사실을 확인하고 범죄수익은닉규제법과 금융실명법 위반 혐의도 적용했다.

앞서 서울중앙지검 조세범죄주사부(김종오 부장검사)는 지난 9일 조 대표를 배임수재·업무상횡령 등 혐의로 구속기소했다.

조 대표의 형 조현식 한국테크놀로지그룹 대표이사도 업무상횡령 혐의로 함께 기소했다.

검찰은 지난 1월 국세청이 조 대표를 탈세 혐의로 고발한 사건을 수사하는 과정에서 조 대표가 차명계좌를 통해 이러한 자금을 챙기고 사적으로 쓴 정황을 포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 대표는 조양래 전 한국타이어 회장의 차남으로 1998년 한국타이어에 입사해 지난해 대표로 선임됐다. 2001년 이명박 전 대통령의 셋째 딸과 결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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