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문일답] 금감원 "키코 배상 최대 41% 결정, 배임 해당하지 않는다"

소멸 시효 지난 부분과 배임 등 법적 이슈 때문에 개최 지연
로펌 4곳 이상에서 법률 자문 받은 결과, "문제 없다"는 답변 받아

정성웅 금융감독원 부원장보가 13일 서울 여의도 금감원에서 금융분쟁조정위원회의 키코 불완전판매 배상 결정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10년 넘게 끌었던 '키코' 분쟁과 관련해 금융감독원이 불완전판매를 인정하고 4개 피해기업에 은행들이 최대 41%를 배상할 것을 권고했다. 나머지 피해기업에 대해선 자율조정을 권고했다. 금감원은 12일 개최한 분쟁조정위원회에서 이같은 결정이 도출됐다고 13일 밝혔다.

다음은 금감원이 이번 결정에 대해 설명한 주요 문답이다.

- 키코 관련 분쟁이 발생한 이유는?

= 2007년~2008년 중 환헤지를 목적으로 은행과 수출중소기업들은 다수의 키코(KIKO) 계약을 체결했다. 2008년초 금융위기로 예상치 못하게 원/달러 환율이 급격히 상승함에 따라 중소기업들은 막대한 손실을 입게 됐다. 이에 키코 피해기업들은 키코 상품의 불공정성, 판매과정에서의 사기성, 환율상승시 손실확대 리스크 미설명 등을 이유로 은행에 키코 피해를 배상할 것을 요구했다.

- 10년 이상 지난 키코 사건을 분쟁조정한 이유는?

=키코 피해기업 외에도 국회 및 금융위 금융행정혁신위원회 등에서 지속적으로 피해 구제를 요구해옴에 따라 금융위‧금감원은 분쟁조정 등을 포함한 키코 피해기업 지원방안을 마련해 안내했다. 사법적 판단이 내려지지 않은 키코 피해기업에 대해서만 불완전판매에 대한 분쟁조정 신청을 접수했다.


4개 기업이 2018년 7월 분쟁조정을 신청하여 관련 법규에 따라 사실관계 조사 등 분쟁조정절차를 진행하게 됐다. 2013년 9월 대법원은 기업들이 키코 계약과 관련하여 제기한 불공정성 및 사기성은 부인했으나 불완전판매에 대해서는 사례별로 인정하였고 이에 따라 소송을 제기하지 않은 피해기업이 키코 불완전판매를 주장하면서 금감원에 민원을 제기한 경우 분쟁조정 대상이 될 수 있다.

-소멸시효가 완성되었는데도 조정권고하는 이유는?

=금융분쟁조정은 민사조정법에서 정한 절차와 같이 당사자 사이의 상호 양해를 통하여 분쟁을 해결하는 절차로 소멸시효가 완성된 건이라도 당사자의 임의변제가 가능하므로 소비자보호 등을 위해 조정결정을 권고할 수 있다. 분조위는 다음의 각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조정안을 권고했다.

1. 키코 사태 당시 은행들이 대법원 판결 등을 바탕으로 불완전판매가 있었던 유사한 피해기업 구제 등 고객보호 의무를 다하는데 미흡하여 현재까지 분쟁이 지속되어 온 점,
2. 키코 손실로 신용등급이 악화된 상황에서 피해기업들이 거래은행을 상대로 소송제기 등 적극적인 권리행사가 현실적으로 곤란하였던 점,
3. 양 당사자가 예상치 못한 환율급등으로 발생한 것이므로, 불완전판매가 인정되는 경우 계약을 권유한 은행도 손실 일부를 부담하는 것이 공평의 원칙에 부합하는 점,
4. 해외(영국 등)에서도 키코와 유사한 파생상품 대규모 불완전 판매에 대하여 시효와 관계없이 감독당국의 권고로 은행들이 배상을 한 사례가 있는 점 등

- 은행이 금번 조정안을 수락할 경우 업무상 배임 해당 소지는?

= 소멸시효 완성채권에 대한 배상금 지급은 법적 의무 없는 재산 출연 행위로서 회사 자산 감소를 초래하므로 배임소지가 제기될 수 있으나 과거 키코 불완전판매에 따라 지급해야 했던 배상금을 뒤늦게 지급하는 것을 배임행위라고 보기 어렵고 또한 은행이 배상금 지급 여부에 따른 이해득실을 종합적으로 검토하여 종국적으로 은행에 이익이 된다는 경영진의 신중한 판단(경영판단 원칙) 하에 지급을 결정하였다면 경영진에게 고의적인 배임의사가 있다고 볼 수 없으므로 민‧형사상 업무상 배임에 해당되지 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법적기구인 분조위의 조정안을 수락하는 의사결정에 사적 이익을 추구하는 배임의 고의가 있다고 볼 수 없다.

- 추가로 분쟁조정을 신청하는 키코 피해기업들은 어떻게 처리할 것인지?

= 양 당사자의 수락으로 조정결정이 성립되면 은행과 협의하여 피해배상 대상 기업 범위를 확정한 후 자율조정(합의권고) 방식으로 분쟁조정을 추진할 예정이다.

(일러스트=연합뉴스)
- 키코 분조위 개최가 계속되어서 지연됐는데 은행과 피해기업 사이에 어던 쟁점이 있었고, 어느 정도 해소 됐나.

= 법적 이슈가 문제가 됐다. 소멸 시효가 지난 건에 대해 왜 분쟁을 조정하는지, 소멸 시효 완성된 건에 대해 배상 지급 하면 배임의 소지가 있지는 않는지 이 부분이 논란이 됐다. 이 부분에 대해 외부 법적인 자문을 받았고, 분조위원들이 배임 이슈에 대해 여러 차례 논의를 했다.

우리가 판단하기에는 불완전판매가 인정되는 경우 당초 배상금 지급해야 하는 건에 대해 뒤늦게 지급해서 배임이라고 보기는 어렵다고 판단했다. 시효가 완성된 건과 배임 이슈에 대해 4군데 로펌 법률 자문을 받아봤고 조정 안건에 대해서고 5곳의 로펌에서 외부 자문을 받았는데 동일한 결과가 나왔다.

DLF와 달리 분조위 결정이 나오기 전에 조정 결과를 받아들이겠다고 한 은행은 없었다. 외국계 은행을 우려하는데 해당 은행의 경우 오히려 소비자 보호 부분이 더 이슈가 되고 있는 환경이다.

- 4개 업체 이외 앞으로 조정이 이뤄질 경우에 대해 추후 파악을 하겠다고 했는데 몇개의 업체들이 있나.

= 추가 대상 업체는 소송을 제기하지 않은 업체 중에서 키코 계약 및 오버헤지 한 기업이 대상이다. 구체적인 개수는 조정안이 수용된 후 은행과 협의해서 구체적으로 정할 생각이다.

- 양 당사자가 수용하지 않으면 어떻게 되나.

= 조정 권고 이기 때문에 강제성이 없다. 한군데라도 수락하지 않으면 성립되지 않는다.

- 일부 은행만 받아들이고 일부 은행안 받아들이지 않으면 어떻게 되나.

= 분쟁 조정은 자율 조정 절차이기 때문에 은행에서 자율적으로 수락 의무를 판단한다. 일부 은행 받아들이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 조정 성립되면 성립되는 범위 기준으로 해서 은행과 협의해 추가 피해 대상 기업들을 확정할 계획이다.

- 4개 기업의 손실액에 비해 손실 배상 금액이 조정 비율이 너무 낮은 것은 아닌가?

= 소멸 시효가 지난 사건이다. 그렇게 된 것은 여러가지 사정들이 있다. 피해 기업들이 적극적으로 소송제기를 할 수 없었던 사정도 있었다. 은행과 여신 거래가 있었거나 회생 절차에 있었기도 했다. 한편으론 소송을 해서 승소한 비율이 적었다. 또 쌍방이 여러 과실이 있다. 이런 부분을 종합적으로 감안해서 결정했다.

조정이기 때문에 조정 성립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할 수 밖에 없다. 기존 판례 전수 조사를 해서 분석해봤더니, 키코 판례 평균 배상 비율은 26%다. 이번에 4개 기업은 평균 23%다. 크게 차이 나지 않는다. 최대 배상 비율은 41%까지 나온다. 기존 판례 배상 범위와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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