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영 "러시아에서 느낀 간절함, 아직도 잊지 못해"

흥국생명 이재영. (사진=한국배구연맹 제공)
"러시아 때 코트에서 간절함이 많았다. 아직도 그 느낌을 잊을 수 없다."

한국 여자배구 대표팀은 지난 8월 러시아에 통한의 역전패를 당했다. 세트 스코어 2-0으로 앞선 상황에서 맞이한 3세트. 경기 막판까지 22-18로 앞서며 승리가 눈앞에 다가왔다. 그러나 이후 러시아의 높이에 고전하며 연속 실점했고 결국 3~5세트를 내리 내주며 고개를 떨궜다.

이 경기를 승리로 장식했다면 2020 도쿄올림픽 본선 무대에 직행할 수 있었던 대표팀. 아쉬운 패배로 아시아지역 최종예선을 치러야 하는 험난한 일정을 소화하게 됐다.

평소 밝은 성격의 소유자로 웃는 표정이 많은 이재영(흥국생명)도 당시 기억을 떠올리면 사뭇 진지해진다. 간절했기에 아쉬움도 더욱 크게 남아서다.

이재영은 12일 한국도로공사와의 경기를 승리로 이끌고 전반기를 일찌감치 마쳤다. 대표팀 소집이 16일로 앞당겨지면서 당분간 대표팀 일정에 매진한다.

정규시즌을 바라보던 이재영의 눈도 이제는 자연스럽게 대표팀으로 향하게 됐다. 대표팀은 내년 1월 7일부터 태국 나콘랏차시마에서 태국, 카자흐스탄 등과 올림픽 본선 티켓을 두고 중요한 일전을 벌인다.


이재영은 반드시 올림픽 본선행을 이뤄내겠다는 각오다. 그는 "제일 중요한 경기가 남았다. 긴장도 되고 설렘도 있다. 더 잘하고 싶은 마음 역시 크다"라며 "러시아 때 코트에서 간절함이 많았다. 아직도 그 느낌을 잊을 수 없다. 태국에서 좋은 일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2016 리우 대회에 이어 두 번째 올림픽 출전을 노리는 이재영. 시간이 지난만큼 대표팀에 임하는 자세와 마음가짐도 달라졌다.

이재영은 "매년 뭔가 달라지는 느낌이다. 특히 올해 대표팀에 들어갔을 때는 책임감이 더 생겼다"라며 "(김)연경 언니 옆에서 내가 도와주겠다는 마음이 컸다. 연경 언니가 시즌 경기를 보고 좋은 말을 많이 해줘서 기분도 좋다"고 전했다.

가족과 함께하는 대표팀이라 기대감도 높다. 이재영은 쌍둥이 이다영(현대건설)과 대표팀에서 호흡을 맞춘다. 이재영은 "다영이랑 대표팀에 들어가니까 잘할 것 같은 느낌이 든다. 기분도 좋다"고 말했다.

가족이기에 서로를 위한 조언도 아끼지 않는다. 이재영은 "다영이가 브레이크가 없다. 너무 직진만 하니까 부상이 많다. 그래서 걱정을 많이 했다. 그래도 알아서 몸 관리를 잘해서 다행이다"고 미소를 지었다.

이재영은 이어 "저는 다영이 토스가 나쁘더라도 별로 얘기하지 않는다. 그런데 다영이는 제가 리시브가 잘 안 됐을 때 '똑바로 밀어라', '이렇게 하지마'라고 얘기한다"라며 "다른 사람들에게는 칭찬을 많이 하지만 나에게는 뭐라 한다. 아마 가족이라 편해서 그런 것 같다. 그래도 다영이는 애교도 많고 아직 아기 같은 티도 많이 난다"라고 설명했다.

실시간 랭킹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