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이미 공언했었던 이른바 '새로운 길'을 강조한 것으로 해석돼, 최근 큰 위기를 맞은 북미 비핵화 실무협상이 더욱 난항에 빠질 것으로 보인다.
북한 외무성 대변인은 12일 저녁 담화를 내고 "연말 시한부가 하루하루 다가오고 있는 속에 미국이 우리에 대한 도발 수위를 계속 높이고 있다. 우리의 자위적인 무장 현대화 조치들을 걸고드는 적대적 도발 행위를 또다시 감행했다"며 이같이 주장했다.
그는 "국제평화와 안전보장을 기본 사명으로 하는 유엔 안보리가 주권국가의 자위적인 조치들을 걸고든 것은 유엔 헌장에 명시된 자주권 존중의 원칙에 대한 난폭한 유린이다"며 "이것은 유엔 안보리가 미국의 이해관계에 따라 움직이는 정치적 도구에 불과하다는 것을 다시 한 번 방증한다"고 했다.
최근 들어 계속 시험발사했던 탄도미사일이나 초대형 방사포 등이 단거리 무기이기 때문에 '자위권 차원에서의 무장이다'는 기존의 주장을 되풀이한 셈이다.
그러면서 "지금과 같이 예민한 때에 미국이 대조선(대북) 압박 분위기를 고취한 데 대해 절대로 묵과하지 않을 것이다"며 "미국이 입만 벌리면 대화 타령을 늘어놓고 있는데, 설사 대화를 한다고 해도 미국이 우리에게 내놓을 것이 없다는 것은 너무도 자명하다"고 덧붙였다.
최근 북한 고위급 인사들이 실명으로 내놓았었던 담화의 내용들도 되풀이됐다.
대변인은 "미국이 이번 회의에서 '상응한 대응'이니 뭐니 하고 떠들었는데, 이미 천명한 바와 같이 우리는 더 이상 잃을 것이 없으며 미국이 선택하는 그 어떤 것에도 상응한 대응을 해줄 준비가 되어 있다"고 했다. 이는 지난 9일 북한 노동당 김영철 부위원장과 지난 4일 북한 인민군 박정천 총참모장의 담화에서 언급된 내용이다.
이와 함께 "미국은 이번 회의 소집을 계기로 도끼로 제 발등을 찍는 것과 같은 어리석은 짓을 하였으며 우리로 하여금 어느 길을 택할 것인가에 대한 명백한 결심을 내리게 하는 데 결정적인 도움을 주었다"고 비꼬았다.
앞서 미국은 거의 2년 만에 소집한 안보리 회의에서 켈리 크래프트 유엔주재 미국 대사가 북한을 향해 협상에 복귀할 것을 촉구하면서도, "북한이 그렇게 하지 않는다면 안보리는 그에 따른 행동을 취할 준비가 돼 있어야 한다"며 압박을 병행했다.
다만, 그는 비핵화 협상에서 동시적이고 병행적 조치, 그리고 '유연한 접근'을 강조하며 북한의 협상 복귀 촉구에 좀더 무게를 실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