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목사는 12일 오전 9시50분쯤 서울 종로경찰서에 출석하면서 취재진 앞에서 "조사받을 가치가 없다고 생각해 그동안 안 왔다"고 말했다.
그는 폭력집회를 주도하지 않았다며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전 목사는 "청와대에서 폴리스라인을 넘은 사건을 내가 배후에서 조종하고 지시했느냐는 유튜브 동영상에 보면 다 나온다"며 "저는 강력하게 '절대로 내 허락 없이 불법 진입하면 안 된다'. (집회) 당일날도 그랬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 밖에 자신에게 제기된 여러 의혹들에 대해서도 선을 그었다. 전 목사는 폭력 시위를 포함해 불법 기부금 모금, 내란 선동 등 6가지 혐의로 고발당한 상태다.
전 목사는 불법 기부금 모금 혐의에 대해서도 "예배 시간에 헌금하게 돼 있고, 헌금의 사용처도 정관에 따라 동의를 받는다"고 결백을 주장했다. 그러면서 "다 덤벼도 나를 이기진 못한다"며 "하나님이 내 편이고 진실이 내 편"이라고 덧붙였다.
내란선동 혐의에 대해서도 "그 혐의로 출석을 요구하면 오지 않을 것"이라며 "검찰도 수사에 착수하지 않고 (사건을) 가지고 있는 이유는 혐의가 성립되지 않기 때문일 것"이라고 일축했다.
전 목사는 내란 행위를 위한 '순국결사대'를 조직했다는 혐의 역시 부인했다. 그는 "공격을 위해 조직된 단체가 아니다"라며 "경찰이 폭력으로 진압할 경우에 대비해 만든 조직으로, 한기총 대변인인 이은재 목사가 제안한 것"이라고 말을 아꼈다.
전 목사가 주도하는 집회가 그의 주장대로 '종교행사'가 맞느냐는 취지의 질문에는 "교회는 정치하게 돼 있다"며 "종교 행사에서 목사들이 정치 설교를 하는 문제에 대해 한국 기자들만 문제 제기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경찰 조사를 앞둔 자리에서도 '대통령 하야' 주장과 함께 문재인 대통령도 동시에 수사해야 한다는 기존 입장을 되풀이했다. 전 목사는 "'문재인 하야 범국민투쟁본부'(범투본)는 문재인을 하야시키고 끌어내는 것만이 국가적 재앙을 막을 수 있다고 생각해 반드시 이뤄낼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우리가 문 대통령을 고발한 사건도 조사해야 형평성에 맞는 것"이라며 "내란, 시설파괴죄 등 우리가 제기한 문 대통령의 혐의에 대해선 대통령이어도 현행범으로 체포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전 목사의 출석은 경찰의 5번째 요구 끝에 이뤄졌다. 경찰은 지난달 26일 범투본 사무실을 압수수색하는 한편, 최근 전 목사를 출국금지했다. 그가 네 차례 연속 출석 요구에 불응하자 경찰은 체포 영장 신청까지 검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이번 조사에서 개천절 범보수 집회 당시 벌어진 폭력 사태에 전 목사의 지시 등이 있었는지 여부를 집중적으로 살펴볼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