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사람 모두 서로에 대한 격한 감정을 여과없이 드러내며 약 50분간 아슬아슬한 장면을 연출했다.
청와대 '하명 수사' 논란 이후 김 전 시장과 황 청장이 각자 서로에 대한 입장표명을 한 적은 여러차례 있었지만, 전화 연결을 통해 상대방의 주장을 조목조목 반박하며 토론에 가까운 입장 표명 인터뷰를 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이에 마이크를 넘겨 받은 황 청장은 "처음 시작부터 ‘황운하 그 사람’ 이런 표현 쓰는 것이 좀 유감스럽다. 저도 응하고 싶지 않았다"며 "저도 토착 비리의 당사자인 분을 여러가지 선거를 앞두고 경찰이 필요 최소한으로 수사하겠다든지 또는 절제된 방법으로 수사하겠다든지 하는 방법으로 여러가지 배려를 했다"고 응수했다.
황 청장은 "저는 (김 전 시장이) 개인의 정치적 이익을 위해서 있지도 않은 하명 수사니, 있지도 않은 선거 개입 수사니 하면서 나라를 시끄럽게 하고 국민들 혼란스럽게 하는 대단히 무책임한 정치인으로 보고 있다"고 맞받았다.
이에 김 전 시장은 발끈했다.
김 전 시장은 "정말 대단한 궤변이고 어떻게 황당무계한 말씀을 할 수 있는지 심한 인격적 모욕을 느낀다"고 맞받았다.
또 "김기현이에 대한 조사를 하기 위해서 (경찰이) 최대한 다 해 봤지만 아무 증거도 못 찾았다. 김기현이는 아예 입건조차 못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본인이 나를 잡으려고 지능수사팀을 총동원해가지고 그렇게 샅샅이 1년 넘게 뒤졌는데 죄지었다는 아무런 증거를 못 찾았다"며 "그래서 입건 자체를 못한 사람인데 자기가 소환 조사를 할 수 있는 권한이 있다고 생각하는 거 자체가 정말 웃긴다"고 비판했다.
김 전 시장 형과 동생, 비서실장에 대한 경찰 수사를 놓고도 충돌했다.
황 청장은 "아까 본인이 죄지은 거 없다고 말씀하시는데 정치 자금법 위반부터 한번 따져보자"며 "정치 자금법 위반이 지금 일부 기소돼 있다. 김기현 시장이 정치 자금을 받은 주체다. 이른바 몸통의 위치에 있다"고 공개했다.
또 "현재 기소되어 있는 김기현 시장의 처의 이종사촌. 그분이 수개월 도피했다. 자신 있다면 왜 도피시켰냐?"고 따졌다.
이어 "김기현 시장의 형과 동생이 함께 피고발인이었다. 형과 동생이 각각 서로 다른 건설사의 인허가 문제나 시행권 문제로 불법 로비를 받아서 각각 경쟁사의 로비를 맡은 것"이라며 "이에 김기현 시장이 조정을 통해 형이 로비를 맡았던 회사로 정리를 했다는 그런 얘기가 파다했다. 충분히 수사할 가치가 있었다"고 공세를 가했다.
이에 김 전 시장은 황 청장이 법적 책임을 질 수 있냐며 고함을 치는 등 격한 분위기가 한동안 이어졌다.
김 전 시장은 "제가 정치자금법 위반으로 기소됐다 그랬는데 김기현은 기소돼 있지 않다. 거짓말이다. 김기현이 어떻게 기소를 했냐? 왜 허위 사실을 말씀하냐?"며 거세게 반발했다.
두 사람은 경찰의 광범위한 수사와 검찰의 불기소 처분 내용을 가지고도 한동안 옥신각신 했다.
특히 김 전 시장은 황 청장이 경찰 퇴직 전 승진에 대한 보은인사 차원에서 하명 수사를 받아 처리했다고 주장했다.
김 전 시장은 "(황 청장이) 계급정년 6개월을 남긴 상태에서 울산경찰청장으로, 치안감으로 승진했다"며 "이 정권으로부터 하해를 입은 것"이라고 공격했다.
또 "울산청장으로 오신 다음에 본인이 원하는 고향인 대전경찰청으로 갔다,. 그런 다음에 지금 민주당 공천을 받아 출마한다고 하지 않냐"며 "이게 뭔가 뒤에 흑막이 있는 거래가 있는 거 아니냐 하는 소문들이 파다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전체적으로 보면 당연히 뭔가 성과를 내야 그렇게 소문하고 부합될 수 있는 거 아니겠냐"며 "청와대가 하명을 했는데 그럼 뭔가 성과를 내야지 현직 경찰관이 성과를 안 낼 수 있겠냐? 뻔하다. 상식 있으면 다 아는 것"이라고 공세의 고삐를 바짝 죄었다.
이에 대해 황 청장은 "무슨 공천을 어쩌고 저쩌고 하는 그런 저급한 말씀을 하시는 건 대단히 유감스럽다"며 "'부처님 눈에 부처만 보이고 정말 돼지 눈에는 돼지만 보인다'는 그런 말씀이 떠오른다"고 맞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