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OVO는 10일 오전 서울 마포구 상암동 연맹 대회의실에서 상벌위원회(위원장 황명석)를 열고 "이명현 심판에게 3경기 출장 정지와 제재금 30만원을, 정의탁 경기감독관·권대진 심판에게 2경기 출장 정지와 제재금 30만원을 부과했다"고 밝혔다.
아울러 김영일 경기운영위원장과 문용관 경기운영실장, 이헌우 경기운영팀장에게 관리 책임 소홀을 물어 엄중 경고 조치를 내렸다.
경기구 문제는 지난 6일 안산 상록수체육관에서 열린 OK저축은행과 대한항공의 경기에서 벌어졌다.
대한항공의 세터 유광우는 2세트 5-6으로 끌려가던 상황에서 서브를 준비하다 공이 다른 것 같다고 얘기했다. 경기는 그냥 진행됐지만 레오의 득점 이후 박기원 감독이 공을 들고 심판관석으로 다가가 경기구에 문제가 있다고 다시 어필했다.
확인 결과 경기에 사용된 공 5개가 지난 시즌 제작한 경기구로 확인됐다. 예비공 1개만이 올 시즌 공이었다.
심판진의 안일한 준비가 불러온 촌극이다. 일차적으로 경기구 제조 업체인 '스타 스포츠'에서 구단에 지난 시즌 공을 보내준 것이 단초가 됐지만 경기를 앞두고 이를 제대로 확인하지 않은 심판진의 잘못이 크다.
V-리그 경기구 점검은 국제배구연맹(FIVB) 규정을 따른다. FIVB 규칙 3(볼)-2항은 '부심은 경기 시작 전 경기용 볼 5개를 보유하고 볼의 특성(색상, 둘레, 무게, 압력)이 동일한지 여부를 확인한다. 부심은 경기 내내 볼에 대한 책임을 진다'고 명시했다.
징계를 받은 이들은 해당 경기에 경기감독관과 부심, 대기심으로 나섰다. 그러나 이날 경기감독관은 공의 상태를 면밀히 살펴보지 않고 이상이 없다는 사인까지 해 경기를 진행했다.
심판진의 대처도 팬들의 공분을 샀다. 박기원 감독이 항의하는 과정에서 심판진은 "우리는 지급받은대로 가져왔다. 왜 우리보고 뭐라 하냐", "그냥 (경기)하자"라고 내뱉었고 이 말이 고스란히 전파를 타면서 팬들의 분노를 자아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