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6년 아일랜드 더블린에서 결성된 U2는 1억 8천만여 장의 앨범 판매고, 총 22회 그래미 수상, 빌보드 앨범 차트 1위 8회, UK 앨범 차트 1위 10회, 로큰롤 명예의 전당 헌액 등에 빛나는 전설적인 밴드다. 보노(보컬/리듬 기타), 디 에지(리드 기타/키보드), 애덤 클레이턴(베이스 기타), 래리 멀린 주니어(드럼/퍼커션) 등 원년 멤버 4명이 현재까지 함께 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내한 공연을 연 것은 이번이 처음. 그렇기에 이번 공연은 개최가 확정됐다는 소식이 알려지자마자 큰 화제를 모았다. 공연을 주최한 공연기획사 라이브네이션코리아 김형일 대표는 CBS노컷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일정도 잘 맞아떨어졌지만 국내 공연 시장의 인프라와 전 세계 음악 시장 내에서의 위상이 제 궤도에 올라왔기에 공연 개최가 성사될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고 언급한 바 있다.
오후 7시 20분쯤 공연의 포문을 연 U2는 가로 61m, 세로 14m 규모의 8K 해상도 LED 스크린을 활용해 화려한 무대를 펼쳤다. 공연 1부에서는 '선데이 블러디 선데이'(Sunday Bloody Sunday), '아이 윌 팔로우'(I Will Follow), '뉴 이어즈 데이'(New Year's Day), '프라이드'(Pride) 등을 불렀다. 초대형 스크린 위까지 뻗어 나온 조슈아 트리의 그림자처럼 생긴 'B 스테이지'에서 무대를 꾸민 멤버들은 관객의 호응을 유도하며 분위기를 뜨겁게 달궜다.
2부는 '조슈아 트리' 앨범 곡들로 꾸몄다. 1987년 발표된 '조슈아 트리'는 U2에게 첫 그래미상을 안긴 앨범으로, 현재까지도 유수의 음악 전문지와 평론가들로부터 '최고의 앨범'으로 꼽힌다. 이번 내한공연은 해당 앨범의 발매 30주년을 기념한 '조슈아 트리 투어'의 일환으로 열렸다. U2는 2017년 유럽, 북남미, 멕시코 등지에서 '조슈아 트리 투어 2017'을 진행했고, 올해 11월 뉴질랜드와 호주에서 '조슈아 트리 2019'를 시작해 싱가포르와 일본을 거쳐 한국을 찾았다.
이어진 3부에서 U2는 사랑과 평화, 그리고 평등의 메시지를 전하며 공연장을 찾은 이들에게 감동을 안겼다. U2는 그간 얼터너티브 록, 블루스, 포크, 인더스트리얼, 일렉트로닉 댄스 뮤직 등 다양한 음악 장르에 도전했을 뿐만 아니라 철학적인 메시지를 담은 음악들을 선보이며 진정한 음악의 힘을 보여줬다. 사회운동가로도 활발히 활동 중인 보노는 노벨평화상 후보에도 올랐던 바 있다. 그렇기에 이번 내한 공연에서 던질 메시지에도 관심이 모아졌는데, 이날 특히 관객의 이목을 끈 건 '라이트 마이 웨이'(Light My Way)라는 부제가 붙은 '울트라바이올렛'(Ultraviolet)과 끝 곡으로 부른 '원'(One) 무대였다.
그런가 하면, 보노는 베를린 장벽 붕괴 등 독일 통일 과정을 지켜보며 쓴 곡으로 알려진 '원'을 부르기 전 분단된 한반도 상황을 언급하며 '타협'(compromise)의 중요성을 강조해 깊은 울림을 전했고, 곡 말미에는 스크린에 태극기를 띄웠다. 이를 지켜보며 관객은 핸드폰 플래시를 켜고 어두웠던 공연장을 환하게 밝혔다. 보노는 한국어로 "감사합니다"를 두 번 외치는 팬 서비스를 펼쳐 관객을 웃음 짓게 하기도. 한편, 이날 영상에 등장한 김정숙 여사는 고척돔을 찾아 공연을 직접 관람했다. 보노는 9일 청와대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만날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다음은 공연 셋리스트.
Sunday Bloody Sunday
I Will Follow
New Year's Day
Pride (In the Name of Love)
Where the Streets Have No Name
I Still Haven't Found What I'm Looking For
With or Without You
Bullet the Blue Sky
Running to Stand Still
Red Hill Mining Town
In God's Country
Trip Through Your Wires
One Tree Hill
Exit
Mothers of the Disappeared
Desire
Elevation
Vertigo
Even Better Than the Real Thing
Every Breaking Wave
Beautiful Day
Ultraviolet (Light My Way)
Love Is Bigger Than Anything in Its Way
One
(사진=라이브네이션코리아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