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무역서 한국 비중 11년만에 3%선 무너질듯…"잇단 악재 탓"

중국·반도체 부진으로 한국수출 상대적 영향 더 커…"수출 다변화 필요"

세계 전체 수출액에서 한국 수출액이 차지하는 비중이 11년 만에 3% 선을 넘지 못할 가능성이 커졌다.

세계 경제가 전체적으로 위축된 상황에서 미중 무역분쟁, 일본 수출규제, 반도체 업황 부진 등 잇단 악재로 인해 한국 수출이 상대적으로 더 큰 악영향을 받았기 때문이다.

8일 한국무역협회와 국제통화기금(IMF)에 따르면 올해 1∼8월 누계 세계수출액은 12조4천83억달러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한국의 수출액은 3천614억달러로 2.9%를 차지했다.

연간 기준으로 보면 세계 수출에서 한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2008년 2.6%에서 2009년 3.0%로 증가한 이후 2018년까지 계속 3%대를 유지해왔다.

1970년 8억3천만달러(세계수출액 0.3%)에 불과했던 한국 수출은 가파른 경제성장에 힘입어 1976년 1.0%, 1987년 2.0%, 2009년 3.0% 등 꾸준히 세계 속 위상을 높여왔다. 지난해에는 한국 수출액이 6천12억달러를 기록하며 처음으로 6천억달러를 돌파했다.

하지만 글로벌 경기 위축과 미중 무역분쟁의 영향으로 한국의 수출 증감률은 같은 해 12월 -1.7% 이후 올해 들어 내리 마이너스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이에 따라 올해 한국 수출액이 세계 수출액에서 차지하는 월별 비중도 1월(3.0%)과 4월(3.1%)을 제외하고는 계속 2%대에 머물렀다.

IMF 최신 통계가 아직 공개되지 않아 9월부터 세계 수출에서 한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아직 집계되지 않았지만, 한국 수출 증감률이 9월 -11.7%, 10월 -14.8%, 11월 -14.3% 등 두 자릿수 감소세를 보인 점을 고려하면 올해 연간 3%대를 이어가긴 쉽지 않아 보인다.

세계 수출에서 한국의 위상이 축소된 것은 올해 전반적으로 주요국 무역 상황이 좋지 않았지만, 그중에서도 한국 수출이 상대적으로 더 부진했기 때문이다.

세계 경제를 이끄는 미국, 중국, 독일의 경기 부진에 따라 이탈리아(0.3%)를 제외한 10대 수출국의 수출 증감률이 세계무역기구(WTO) 9월 통계 기준 모두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나라별 9월 수출 증감률은 중국 -3.2%, 미국 -3.3%, 독일 -1.3%, 일본 -1.2%, 네덜란드 -3.7%, 프랑스 -2.3%, 홍콩 -6.2%, 영국 -9.2%였다.

같은 달 한국의 수출 증감률은 -11.7%로 수출이 하락한 국가 중에서도 가장 컸다.

산업통상자원부는 다른 나라에 비해 한국 수출 감소 폭이 더 큰 이유는 중국으로의 수출 비중이 상대적으로 더 크고, 반도체 등 특정 품목 의존도가 높은데 기인한다고 분석했다.

지난해 한국의 대중 수출 의존도는 26.8%로 일본 19.5%, 독일 7.1%, 프랑스 4.2%, 이탈리아 2.8%보다 높았다.

정부 관계자는 "변화하는 글로벌 무역환경에 한국 기업들이 제때 대응할 수 있도록 한국 수출의 근본적 체질 개선을 위한 수출구조 혁신을 추진할 것"이라며 "특히 중동 등 신흥국 플랜트 수주를 지원하는 등 기업의 수출 다변화를 적극적으로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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