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DI, 9개월 연속 '경기부진'…일부 심리지표는 개선

수출··투자 위축 속 제조업 중심 산업생산 위축돼

동행지수 순환변동치와 선행지수 순환변동치(제공=통계청)
국책연구기관인 KDI(한국개발연구원)가 최근 한국 경제에 대해 9개월 연속 '경기 부진' 표현을 사용했다.

KDI는 8일 발표한 '12월 경제동향'에서 "일부 심리지표가 개선되었으나, 수출과 투자가 위축되는 등 실물 경기는 부진을 지속하고 있다"고 밝혔다.

KDI는 지난해 11월부터 지난 3월까지는 5개월 연속 '둔화'라는 표현을 사용했지만, 4월부터는 '경기 부진'으로 평가해왔다.

KDI는 "동행지수 순환변동치가 횡보하고 선행지수 순환변동치와 경제심리지수는 소폭 개선되어 경기 부진이 심화될 가능성은 낮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현재 경기를 보여주는 동행지수 순환변동치가 전월(99.5)과 유사한 99.4를 기록했고, 향후 경기를 전망하는 선행지수 순환변동치(98.5→98.7)는 전월에 비해 소폭 상승했다.

광공업생산지수(3MA)와 서비스업생산지수(3MA)(제공=통계청)
하지만 대외 수요 부진으로 수출의 감소세가 지속되고 있어 제조업을 중심으로 산업생산이 위축됐다는 지적이다.

광공업생산 감소세에 더해 그동안 양호한 모습을 보이던 서비스업생산 증가세도 낮은 수준에 그치면서 10월 전산업생산은 전월(0.5%)보다 낮은 전년동월대비 -0.5%의 증가율을 기록했다.

광공업생산은 반도체(11.7%) 등이 증가했지만, 자동차(-6.6%)와 전자부품(-14.4%) 등을 중심으로 크게 하락하면서 증가세를 유지했던 전월(0.4%)과 달리 -2.5% 감소세로 돌아섰다.

또 제조업 평균가동률도 전월(75.5%)보다 낮은 73.2%를 기록했고, 재고율도 반도체(8.6%)를 중심으로 재고가 증가하면서 전월(113.4%)보다 높은 115.8%였다.

이처럼 광공업생산이 감소한 가장 큰 원인은 수출 부진으로, 11월 수출도 반도체와 석유류 등 주력 품목을 중심으로 전월(-14.8%)과 유사한 –14.3%의 감소세를 이어갔다.

품목별로 보면 선박(-62.1%)이 감소한 가운데, 반도체(-30.8%), 석유제품(-11.9%) 및 석유화학(-19.0%)도 부진이 지속되고 있다.


서비스업생산도 전월(1.0%)보다 낮은 0.7% 증가율에 머물렀다.

보건업·사회복지서비스업(5.0%→6.3%) 등은 증가세를 유지했지만, 도소매업(-0.1%→-1.5%)과 금융 및 보험업(2.5%→-0.3%) 등이 감소한 영향이 컸다.

건설기성액(3MA) 및 건설수주액(3MA)(제공=통계청)
투자 측면에서는 건설투자가 토목을 중심으로 감소폭이 줄었지만, 설비투자는 감소세가 이어지고 있어 전반적으로 여전히 부진한 상황이다.

건설투자에서 이미 지은 건설기성(불변)의 경우 건축 부문은 주택을 중심으로 9.3%나 감소해 부진이 지속되고 있다.

하지만 토목부문은 12.6% 증가하면서 전체 건설기성이 전월(-7.9%)보다 개선된 -4.3%의 증가율을 나타냈다.

앞으로 지을 건설수주(경상)은 인천 지역의 대규모 도시개발사업 영향으로 건축과 토목 모두 크게 늘면서 전월(34.8%)에 이어 33.3%의 증가율을 기록했다.

설비투자는 변동성이 높은 선박, 항공기 등 운송장비의 일시적 부진으로 4.8% 감소해 전월(-3.4%)보다 감소폭이 커졌다.

또 지속성이 높은 기계류는 전월과 같은 -4.0% 증가율을 유지했다.

하지만 소비자심리지수가 상승하고 민간소비를 보여주는 소내판매 부진도 부분적으로 완화된 점은 고무적이다.

소비자심리지수는 전월(98.6)보다 2.3p 상승한 100.9를 기록하면서 3개월 연속 상승행진을 이어갔다.

소매판매액은 전월(3.1%)보다 소폭 낮은 2.1%의 증가율에 그쳤다. 내구재와 비내구재가 각각 4.6%와 4.7% 증가한 반면, 준내구재는 의복을 중심으로 –5.7%로 감소했기 때문이다.

다만 이는 지난 10월 평균 기온이 전년보다 3도 가량 높은 수준을 유지해 겨울 의복 판매가 예전보다 줄어든 일시적 요인의 영향이 커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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