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에서 가장 많은 숫자를 가진 우리나라 저비용항공사(LCC)가 출혈경쟁을 벌이고 있지만, 대형항공사까지 할인 행사 대열에 합류하면서 경쟁이 한층 심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6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우리나라 1위 대형항공사인 대한항공은 위메프와 손잡고 모든 해외 노선에서 최대 50% 할인하는 행사를 벌였다.
위메프에서 운영하는 '위메프투어'는 출발일과 여행지 제한없이 사용할 수 있는 50% 쿠폰을 매일 선착순 250명에게 지급했다.
롯데홈쇼핑이 지난 4일 유럽 인기 노선을 왕복 60만원대, 미주 노선을 70만원대에 판매한 것이다. 특히 패키지 여행상품을 다루던 홈쇼핑에서 직접 항공권을 판매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 같은 항공권 할인 경쟁은 저비용항공사에서 자주 나타났다.
기존 6개였던 저비용항공사는 지난 3월 정부가 3곳의 신규허가를 내주면서 9개로 늘었다. 미국의 저비용항공사 숫자와 같은 세계 최다 수준이다.
이에 따라 치열한 경쟁이 벌어지며 국내선 편도 항공권은 1만원대, 동남아 등 단거리 노선 편도 항공권은 10만원대 등으로 판매됐다. 심지어 특별 할인 기간에는 1000원 미만의 항공권도 판매했다.
출혈경쟁의 결과는 마이너스 실적으로 이어졌다. 실제로 항공업계 최대 성수기인 3분기 실적은 모두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우리나라 저비용항공사 1위인 제주항공의 영업이익이 -174억원인 것을 비롯해 △진에어 -131억원 △티웨이항공 -102억원 △에어부산 -195억원 등이다.
대형항공사의 3분기 실적도 만만치 않다.
대한항공이 유일하게 1179억원의 영업이익을 냈지만 전년 동기 대비 -70%을 기록했고, 아시아나항공은 -570억원을 보였다.
결국 항공업계 최악의 실적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대한항공을 보유한 한진그룹의 조원태 회장도 지난달 19일(현지시간) 뉴욕 특파원 간담회에서 "대한항공은 장거리 노선이 많아서 버텼다. 단거리 노선은 워낙 경쟁이 심해서 (항공권) 가격이 너무 떨어져 기름값도 안 된다"며 "내년 성수기도 걱정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항공업계 비수기인 4분기 실적을 일으키기 위해 대형항공사도 대형 할인 행사에 뛰어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한 항공업계 관계자는 "항공권 판매 채널의 다양화라는 측면이 있다"면서도 "텅텅 빈 항공기를 띄우기보다 승객 한 명이라도 더 태우기 위한 노력"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