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아이 스마트폰 괜찮을까? "4명 중 1명 정신 건강에 문제"

유럽·아시아·미국 10·20대 4만2천명 참여 41개 연구 분석
"스마트폰 노출 아동 정신건강에 영향…근거 상관성은 부족"
일부 소수에서만 부정적 영향…실체적 근거 추가 연구 필요

(사진=pexels)
스마트폰에 노출된 아동과 청소년 4명 중 1명은 정신 건강에 부정적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이들은 도박, 성, 쇼핑 강박과 같은 행동 중독(behavioural addiction)과 유사한 패턴을 보였다.

영국 킹스 칼리지 런던 등 공동연구팀은 유럽·아시아·미국의 10대부터 20대 초반까지 총 4만2천명(여성 55%)을 대상으로 진행된 41개 관련 연구를 분석해 스마트폰과 정신 건강에 문제를 일으키는 유발 상관관계를 조사했다.

국제학술지 'BMC 정신의학(BMC Psychiatry)' 최신호에 실린 이번 연구에 따르면 23%의 아동·청소년이 스마트폰에 노출되는 시간이 늘면서 정신 건강에 부정적 영향을 끼친 것으로 나타났다. 주로 우울증, 불안, 스트레스, 열악한 수면, 교육 성취 감소 등이었다.


공동연구팀은 그러나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것 자체만으로 해로움을 끼치는지에 대한 근거들은 희박했다며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공동저자인 킹스 칼리지 런던의 니콜라 칼크 박사는 "많은 연구를 분석한 결과 다양한 국가의 10대 청소년과 청년들 중 지극히 소수만이 이같은 정신 건강에 문제가 있다고 답했다"며 "우리는 중독 원인이 어디에 있는지를 파악하고자 연구를 시작했다"고 말했다.

분석한 연구들은 스마트폰 사용으로 인한 유병률을 파악하기 위해 자기 설문지 작성 방식을 활용하는데, 기기를 사용할 수 없을 때 불안감을 느끼거나 스마트폰 때문에 다른 활동을 소홀히 하는지 묻는 식이었다.

이같은 조사방식 결과 4명 중 1명꼴로 스마트폰 사용에 문제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10대 후반 여학생들에서 이같은 증상이 특히 높았다는 결론을 내놨다.

공동연구팀은 이들 연구 일부에서 스마트폰 사용으로 인한 문제가 부유층에서 더 흔하게 나타났으며, 얼리어답터와 자존감이 낮고 외로움을 크게 느끼는 사람들이 상당수일 것으로 분석했다. 실제 인터넷 중독, 페이스북 중독, 쇼핑 강박, 음주와 흡연 역시 상류층에서 더 흔한 것으로 드러났다고 밝혔다.

정신 건강 연관성을 연구한 결과들은 스마트폰으로 인한 문제가 있는 사람들이 우울증을 가지고 있을 가능성이 더 높으며, 실제 3배 이상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다고 봤다.

(사진=pexels)
공동연구팀은 이같은 유사한 행동과 감정 패턴이 나타났다고 해서 스마트폰 사용을 '중독'이라고 규정하기는 어렵다면서도 명확한 연관 근거를 확인할 추가적 연구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칼크 박사는 "일상 생활에서 스마트폰의 가용성과 보급성에 따라 이 장치를 사용하는 것 그 자체와 게임과 같은 콘텐츠를 소비하는 것은 구분된다"면서 "스마트폰이 단순히 그러한 중독성 있는 콘텐츠를 전달하고 있는지, 아니면 기기 자체가 중독성을 불러 일으키는지 연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칼크 박사는 또, 사용자 추적 모니터링 방식은 원인의 근거를 밝히는데 보다 확실한 도움이 되지만 설문지는 자기 주관적으로 작성하기 때문에 응답의 절반 이상은 증거로서 품질이 떨어질 수 있다고 판단했다.

캠브리지 대학 스크린 타임 전문가인 에이미 오벤 박사는 가디언과의 인터뷰에서 "문제가 있다고 한 인터넷 사용의 정의가 연구마다 상당히 다양하고 제각각"이라며 "스마트폰 자체가 일방적으로 영향을 주는 것이 아니라 사용자의 소비 패턴에 따라 양방향으로 영향을 미친다는 것은 드러난 사실"이라고 지적했다.

영국 왕립보건소아과학회(RCPCH) 러셀 바이너 교수는 "부모가 고려해야 할 가장 중요한 것은 스크린에 노출된 시간이 학교와 개인 취미활동과 같은 다른 활동에 해로운 영향을 미치는지 여부"라며 "이번 연구는 스마트폰으로 인한 정신 건강 문제가 특정 아동과 청소년들에게 미친다는 것을 시사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부모는 냉정하게 스마트폰 사용 연령의 경계를 유지하고 자녀가 다른 문제를 겪고 있지는 않은지 질문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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