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LF 피해자들 "최대 배상 80%는 말장난, 기본 20%인데 피해자 우롱"

금감원 분조위 DLF 투자 손실 6건 배상 비율 40~80% 결정
DLF 비대위 등 "터무니 없는 배상 비율, 빈껍데기 대책" 비판

DLF피해자대책위원회, 금융정의연대 등 회원들이 5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금융감독원 앞에서 'DLF 사태, 금감원 분쟁조정위원회 개최에 대한 입장발표 기자회견'을 열고 우리·하나은행의 불완전 판매가 아닌 사기판매를 주장하며 계약 무효와 일괄배상을 촉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대규모 원금 손실로 논란이 된 'DLF(해외금리연계형 파생결합펀드) 사태'에 대한 금융감독원의 배상 비율이 최대 80%까지 나왔다. 하지만 피해자들은 최대 배상 비율은 하나의 특이한 케이스 일 뿐, 기본 배상 비율을 20%로 정한 것은 피해자를 우롱한 수준이라고 강하게 반발했다.

금융감독원 금융분쟁조정위원회(분조위)는 5일 DLF 투자 손실 6건에 대한 배상 비율을 40~80%로 결정했다. 금감원은 '80%의 배상비율'은 역대 불완전판매 분쟁 조정 사례에 대한 배상 비율 중 가장 높은 수준이라고 강조했다. 또 '내부 통제 부실'을 최초로 배상 비율(20%)에 반영했다고도 덧붙였다.

원칙적으로 기존 분쟁 조정 사례와 동일하게 적합성 원칙과 설명 의무 위반에 대해 30%를 적용하되 은행 본점 차원의 '내부 통제 부실 책임 등'(20%)을 배상 비율에 반영하고 '초고위험상품 특성'(5%)'도 고려해 25%를 가산하기로 했다. 하한선 20%에서 상한선 80%까지 설정한 것이다.

이에 대해 DLF 피해자들은 80% 배상 비율이 불완전판매 분쟁 조정 사례 중 가장 높은 수준이라고 말하지만, 사실상 하나의 특이 케이스일 뿐 말장난에 불과하다고 강하게 반발했다.


DLF 상품에 투자했다가 원금 손실을 본 A씨는 "배상 비율 기본이 20%라는 건 우리 피해자를 우롱한 것이다. 지금까지 은행의 잘못된 행태로 분통이 차서 여기까지 온 건데 금감원 배상 비율 결정은 굉장히 실망스럽다"고 비판했다.

A씨는 "최대 배상 비율 80%라고 금감원은 자랑할 지 모르지만, 하나의 특이 케이스일 뿐이지 않냐, 언론상에 자랑하려고 하는 제스추어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면서 "은행은 계속 돈을 안주려고 할 텐데 대부분이 20%에서 시작하면 그게 피해자를 위한 것이냐"고 따져물었다.

DLF(파생결합펀드) 피해자가 5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금융감독원 앞에서 열린 'DLF 사태, 금감원 분쟁조정위원회 개최에 대한 입장발표 기자회견'에서 우리·하나은행의 불완전 판매가 아닌 사기판매를 주장하며 계약 무효와 일괄배상을 촉구하는 발언을 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제공)
또다른 투자자 B씨는 "분조위 배상 비율 결정에 대해 대부분의 피해자가 불만족스러워하고 받아들일 수 없다고 하고 있다"면서 "국감 때 얘기했던 금감원의 의지와는 완전 반대되는 결과라서 당황스럽기까지 하다"고 토로했다.

금융정의연대와 DLF 비상대책위는 이날 '터무니 없는 배상 비율, 빈껍데기 대책을 발표한 금감원을 강력하게 규탄한다'는 공동논평을 내며 분조위의 배상 결정에 강한 유감을 표했다.

금융정의연대 등은 논평에서 "은행에 엄정한 책임을 묻는다던 금감원은 이번 분조위 결과 발표에서도 투자자 책임을 거론했다"면서 "처음부터 사기로 판매된 상품에 어떻게 투자자의 책임이 존재할 수 있는 것이냐. 이번 분조위 결과는 사기 판매를 자행한 은행의 책임에 면죄부를 주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금감원 분쟁조정2국 관계자는 이날 분조위 결정 이후 기자들과 만나 DLF 상품의 사기성에 대해 묻는 질문에 "사기 부분은 사법당국에서 판단할 부분이기 때문에 사법당국 판단이 나와야 한다"면서 "불완전판매에 한정해서 분쟁 조정을 한 것이고, 향후 수사 결과에 따라 재조정 가능하다고 조정 결정문에 명시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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