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20년에 처음 봐"…나경원 불신임 사태에 중진들 반발

한국당 최고위, 지난 4일 나경원 연임 거부 결정
홍일표 "羅 임기연장, 의총에서 결정해야"
정진석, 청와대 앞 천막회의 앞서 당직자들과 언쟁
김세연 "한국당, 말기 증세"…운영 방식 비판

(사진=연합뉴스)
자유한국당 지도부가 나경원 원내대표의 임기 연장에 거부권을 행사하면서 당내 일부 중진의원들이 이에 반발하는 등 논란이 일고 있다.


황교안 대표와 당 최고위원들은 지난 3일 오는 11일 임기 만료를 앞둔 나 원내대표의 재신임 투표 절차 등을 놓고 논의 결과, 임기를 연장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당헌·당규에 따르면 국회의원 잔여 임기가 6개월 이하일 경우, 원내대표는 의총 추인을 통해 임기 연장이 가능하다. 문제는 당규에서 재신임 의총소집 권한 등이 명확하지 않아 해석에서 차이가 발생해 최고위가 이를 결정했다는 점이다.

율사 출신인 홍일표 의원(3선)은 4일 별도 입장문을 통해 "규정들을 종합해보면 당 대표의 공고에 관한 권한은 선거일을 정하는 절차상의 권한일 뿐이다"라며 "원내대표의 임기 연장을 결정할 권한까지 있는 것은 아니라고 보여진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원내대표의 선출과 임기 연장 여부를 결정할 수 있는 권한은 오로지 의원총회에게만 있다"며 "의총이 열리지 않은 상태에서 최고위가 나서서 임기연장을 불허한다며 신임 원내대표의 선거공고를 하는 것은 권한 없는 일을 한 것으로 볼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전날 당 최고위가 원내대표 선출 당규 제3조를 근거로 최고위를 소집해 제24조에서 보장한 의총 재신임 투표에 앞서 결정한 것이 적절하지 않다는 지적이다.

한국당 정진석 의원. (사진=윤창원 기자/자료사진)
정진석 의원(4선)도 이날 오전 청와대 앞에서 예정된 당대표‧중진의원 연석회의에 앞서 '나경원 불신임' 사태를 놓고 공개적으로 불만을 토로했다.

정 의원은 박완수 사무총장 등을 향해 "당 대표와 원내대표는 왜 비판받으면 안 되냐"며 "나는 정치를 20년이나 한 사람이지만, 이런 경우는 처음 본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너무한다 이거야. 정신 차리라고 고함을 치는 것"이라며 "박 총장(박완수 사무총장) 어디에 대고 정말.."이라고 언쟁을 벌였다.

지난 2일 당직 개편으로 여의도연구원장에서 물러난 김세연(3선) 의원도 당 운영 방식에 대해 직격탄을 날렸다.

김 의원은 이날 오전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해 "원내대표 경선 공고를 당 대표가 한다는 규정을 가지고 권한을 과대해석해서 나온 문제로 보인다"며 "해당 규정은 물러나는 원내대표는 당사자일 수 있으니 다른 대표성을 가진 당직자가 후임 원내대표 선출 과정을 관리하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런 식으로 당 운영이 되는 것은 정말 곤란하다"며 "당이 정말 말기 증세를 보이는 것 아닌가 하는 심각한 우려를 가지고 있다"고 비판했다.

한편, 전날 나 원내대표의 재신임 여부를 묻기 위해 소집을 이날 오전으로 예정된 의원총회는 안건을 '국회협상 경과보고'로 변경해 진행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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