덕유산 인근 삼봉산에도 반달곰 산다

지난 9월 무인카메라로 반달곰 1마리 촬영
반달곰 활동, 지리산 권역 넘어 백두대간 뻗어가

지난 9월 삼봉산에서 촬영된 반달가슴곰이 유인먹이를 섭식하는 모습 (사진=환경부 제공)
멸종위기종 반달가슴곰이 전북 무주군 덕유산 일대인 삼봉산에도 살고 있는 사실이 확인됐다.

환경부 산하 국립공원공단 국립공원생물종보전원과 시민단체인 '반달곰친구들'은 멸종위기 야생생물 I급인 반달가슴곰 1마리가 덕유산 인근 삼봉산의 무인카메라에 촬영된 사실을 최근 확인했다고 4일 밝혔다.


이번 영상은 지리산 외 지역 반달가슴곰 서식 관찰 과정 중 지난 9월 2일 촬영됐다.

영상에 찍힌 반달가슴곰은 귀발신기를 착용한 흔적이 없어 자연에서 태어난 것으로 추정된다.

크기는 3~4살 새끼와 성체의 중간인 아성체로, 지난 6월 장수군에서 발견된 반달가슴곰과는 다른 개체로 보인다.

이에 대해 환경부는 반달가슴곰이 지리산 권역을 벗어나 백두대간을 따라 확산‧복원될 가능성이 크다고 평가했다.

이번 발견 지점은 수도산-가야산에서 활동하는 반달가슴곰 KM-53의 활동 경계와 약 10km 정도 떨어진 곳이다.

KM-53이 수도산으로 이동한 데 이어 이번 삼봉산에서 새로운 개체가 발견된만큼 민주지산-덕유산-수도산-가야산으로 연결된 권역이 반달가슴곰의 서식에 적합한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덕유산과 수도산 사이에 위치한 삼봉산은 등산로 등 인위적인 간섭이 적고, 반달가슴곰의 먹이인 참나무류, 단풍취 등이 풍부한 지역이어서 반달가슴곰 개체군이 자연적으로 형성될 가능성도 있다.

국립공원생물종보전원은 이번에 발견된 반달가슴곰의 성별, 부모 개체 등을 확인하기 위해 지난달부터 2차례에 걸쳐 덕유산과 삼봉산 일대에서 기초 현장 조사를 실시했다.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반달가슴곰의 동면시기인 연말 이전에 유전자 표본을 채취하기 위해 생포덫(트랩)과 모근채취덫(헤어트랩)을 설치하고 무인카메라도 운영할 예정이다.

아울러 환경부는 기존 반달가슴곰 공존협의체 활동에 더해 덕유산, 삼봉산 일대 지역 주민과 탐방객의 안전을 비롯해 반달가슴곰의 적합한 서식 환경을 조성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국립공원공단, 거창군과 협력해 이 지역에 대한 사냥도구(엽구) 제거, 곰 출현주의 현수막 부착, 탐방 안내 등을 진행한다.

또 현재 진행 중인 반달가슴곰 복원 종합계획안(2021-2030) 마련 연구(2019년 12월~2020년 6월)를 통해 민주지산-덕유산-수도산-가야산 권역의 반달가슴곰 관리 계획도 추진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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