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순찬 감독의 '진심', 그리고 김학민의 '눈물'

'승리의 기쁨' KB손해보험의 권순찬 감독과 김학민이 3일 경기도 의정부체육관에서 열린 OK저축은행과의 도드람 2019~2020 V-리그 남자부 3라운드 경기에서 승리를 거두고 환호하고 있다. (사진=한국배구연맹 제공)
베테랑 김학민의 눈이 붉게 달아올랐다. 연패 탈출의 기쁨과 함께 팬들이 보여준 응원, 그리고 권순찬 감독의 진심에 참아왔던 눈물을 쏟아냈다.

김학민은 3일 경기도 의정부체육관에서 열린 OK저축은행과의 도드람 2019~2020 V-리그 남자부 3라운드에서 양 팀 최다인 22점을 쏟아내며 팀의 완승을 견인했다. KB손해보험은 이 승리로 지긋지긋했던 12연패 사슬을 끊어냈다.

올 시즌을 앞두고 대한항공에서 KB손해보험의 유니폼을 입은 김학민. 지금까지 겪어보지 못한 긴 연패였지만 반전의 기회가 오리라 믿고 훈련에 매진한 끝에 원하는 결과를 얻어냈다.

김학민은 "나뿐만 아니라 모든 선수가 다 힘들었다. 하지만 감독님이 제일 마음고생이 심하셨을 것"이라며 "계속 패하다보니 마음이 무거웠다. 팀에 도움이 되고 싶었는데 그게 안 풀려서 더 답답했다"라고 털어놨다.

그는 이어 "감독님이 선수들의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편하게 하라'고 말씀하시며 배려해주셨다. 너무 감사하다"라며 "어린 선수들에게 '한번 해보자. 반전의 기회가 온다'고 얘기하면서 참고 기다렸다"라고 전했다.

김학민은 연패가 길어질수록 동료들을 더 챙기는 데 주력하는 베테랑다운 모습을 보였다.


그는 "솔직히 제가 만약 어렸을 때 이런 연패를 겪었다면 무너졌을지 모른다. 나보다 어린 선수들이 더 힘들었을 것이다"라며 "선수들에게 운이 안 좋아서 그런거니 해보자고 했다. 긍정적인 말을 많이 해줬다. 내가 힘든 것보다 선수단 분위기가 침체될까봐 걱정됐나. 나는 괜찮았다"라고 미소를 지었다.

권순찬 감독의 진심 어린 말에 눈물도 흘린 김학민이다. 권 감독은 연패가 길어지자 성적 부진에 대한 책임을 지고자 사퇴 의사를 표명하기도 했었다.

김학민은 당시를 떠올리며 "감독님에게 너무 죄송했다. 우리가 못해서 (감독님을 향한) 비난도 있었던 것 같다. 많이 준비하고 열심히 했는데 결과로 평가받다보니 감독님도 많이 힘들어 했을 것"이라며 "사퇴 얘기도 기사로 접했다. 죄송해서 연습 때 더 열심히 하려 했다. 오늘 경기를 마치고 감독님이 '너희들이 열심히 하는 데 내가 책임감 없이 얘기해서 미안하다'라고 말씀하셔서 울컥했다.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마음이 들었다"라고 말하며 눈물을 쏟아냈다.

팬들의 열정적인 응원도 승리의 밑거름이 됐다. 경기장을 찾은 팬들은 '할 수 있다 KB!'를 연호하며 선수들을 격려했다.

김학민은 "우리가 성적이 좋지 않은데도 많은 팬이 경기장을 찾아주셨다. 라커룸에도 팬들이 써준 좋은 글이 붙어있는데 덕분에 선수들도 힘이 났다. 팬들의 소중함을 느꼈다"라며 "감독님도 선수들에게 '힘들어도 팬들과 웃으면서 사진을 함께 찍고 사진도 해줘야 한다. 그게 프로다'라고 강조하셨다"라고 팬들에게 감사함을 전했다.

이제 반등을 꿈꾸는 KB손해보험이다. 김학민은 "사이드 블로킹이 약하다고 생각해서 그 부분에 신경을 더 썼다. 블로킹이 잘되다보니 경기도 수월하게 풀린 것 같다"라며 "앞으로도 계속 준비한대로 하면서 선수들이 부담감을 내려놓고 경기에 임한다면 좋은 경기를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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