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나온다던 꿈의 자율주행차는 후진중?

우버 테슬라 등 인명사고에 신중론
자율주행 상용차 위한 규제 더 강화
공공도로 달리는 무인차 곱지않은 시선

우버 도로시험용 자율주행차 (사진=우버 제공)
2023년 전 세계 자율주행차 증가량은 74만대를 웃돌 것이라는 조사 결과가 나왔지만 실제 소비자들이 구매할 수 있는 자율주행 상용차는 훨씬 더 오랜 시간이 필요할 전망이다.

IT 자문기관 가트너에 따르면, 올해까지 인간의 감독이 필요없는 완전 자율주행차 총 증가량은 33만 2932대까지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지만 연구용 또는 시험운행 인가를 받은 비매품 자율주행차의 모둠 수치일뿐이다.

최근 몇 년 사이 테슬라, 우버 등의 자율주행 시스템 탑재 차량에서 인명사고가 발생하면서 더 안전한 기술이 필요하다는 비판이 쏟아지자 미국 등의 관련법규 입법도 난항을 겪고 있다.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자율주행 시험차량이 공공도로를 질주하니는 미국 캘리포니아 등 41개 주에서는 주민들이 불안을 호소하고 있다.

◇ 2020년 상용화 목표 美 자동차·기술업계 '브레이크'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3분기 실적발표에서 "올해 말까지 모든 기능을 갖춘 완전자율주행 서비스를 조기에 출시 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지만 실제 서비스를 소비자에게 판매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캘리포니아대학 아비데 자코 전기공학 및 컴퓨터공학부 교수는 CNBC와의 인터뷰에서 "1~2년 전만 해도 너도 나도 '우리 알고리즘은 너무 좋아, 운전자 없는 자동차를 곧 출시할 것'이라고 장담했지만, 사고와 사망자가 잇달아 발생하면서 시장은 좌절했고, 업계는 훨씬 더 신중해졌다"고 말했다.

8월 현재 GM, 포드, 구글, 애플 등 63개의 회사가 자율주행차 시험주행을 승인받아 수백대의 시험용 자율주행차가 도심을 누비고 있는 캘리포니아 주 정부도 자율주행차 안전 테스트나 판매를 위한 명확한 법규를 만들지 못하고 있다. 오히려 10월 현재 41개 주에서 자율주행 차량의 시험 및 사용을 규제하는 법률을 제정하거나 집행 명령에 서명하는 등 오히려 빠른 도입보다 규제책 마련에 힘이 실리고 있다.


다만 업계·전문가·시민사회에서도 자율주행차가 노약자나 장애인 등 교통약자들의 이동권을 보장을 확대할 것이라는 데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 전문가들은 도로에서 발생하는 각종 교통사고의 90% 이상을 막을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구글 웨이모 무인 자율주행차, 인명사고를 일으킨 우버 자율주행차 (사진=유튜브 영상 캡처)
소비자가 직접 구입하거나 경험할 수 있는 확실한 무인 자율주행차가 나오기 까지는 앞으로 5년 이상이 더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자율주행차 관련 입법 마련이 안전문제로 평행선을 달리던 미국 의회가 최근에서야 속도 내기에 나섰기 때문이다.

하지만 고속도로 및 자동차 안전 옹호 단체(AHAS), 미국 최대 소비자 단체가 발간하는 컨슈머 리포트, 비영리 소비자단체 자동차 안전센터(CAS) 등의 비판과 거부 운동을 어떻게 뚫을지가 관건이다.

미 교통부(DOT)는 산하 도로교통 안전국(NHTSA)이 사생활 보호·사이버 보안·윤리적 고려 등 15개 항목으로 이루어진 '자율주행 시스템: 안전지침 2.0'을 발표한데 이어 자율 주행차 테스트 및 출시 규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자동화 이동수단 3.0(Automated Vehicles 3.0' 전략을 발표했다. 교통부는 상무부, 국토안보부, 법무부, 연방통신위원회, 연방무역위원회 및 업계 전문가들과 함께 사이버 위험에 공동 대응하기로 했다.

유럽(EU)에서는 여전히 답보상태다.

독일 폭스바겐 그룹 아우디는 A8 플래그십 세단에 레벨3(반자동) 자율주행 시스템 '트래픽 잼 파일럿(Traffic Jam Pilot)'을 탑재했지만 규제 기관의 판매승인을 아직 받지 못했고, 2020년 레벨3 자율주행차 시스템을 탑재한 벤츠 클래스 출시를 앞둔 다임러도 좌불안석이다. BMW는 2021년 차세대 크로스 오버 자율주행 전기차 iNEXT를 내놓을 계획이지만 EU(유럽연합) 규제당국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

◇ 자율주행차, 그 첨단 기술에 대한 두려움

테슬라 자율주행 시스템 (사진=테슬라 제공)
인간의 직접 통제를 받지 않는 기계장치에 대한 거부감을 가진 이들도 늘고 있다. 지난 3년 동안 미국 애리조나 주에서 시험주행 중인 자율주행차는 20여차례에 걸쳐 사람들의 공격을 받거나 타이어를 도난당하고 심지어 권총으로 위협받기까지 했다.

기술 친화적인 도시 실리콘 밸리 마찬가지다. 마이크로소프트와 휴렛패커드를 거친 컴퓨터과학자이자 인공지능 전문가인 카렌 브렌클리는 구글의 웨이모 자율주행차가 집 주변을 다닐때면 불안감을 느낀다고 토로한다. 그는 워싱턴포스트와 인터뷰에서 "기술이 더 좋은 세상을 가져올 것이라 믿지만 일상 생활에 깊숙히 들어올때 어떻게 작용할지 아직은 회의적"이라고 지적했다.

올해 1월 발표한 딜로이트 보고서에 따르면, 전세계 2만5000명의 소비자들 중 응답자의 절반 이상이 자율주행차가 안전하다고 믿지 않는다고 답한 것으로 나타났다. 불과 39%만이 자동차 제조업체가 자율주행 기술을 출시할 것으로 믿는다고 답했다. 47%였던 1년 전 응답률보다 부정적 의견이 크게 높아진 수치다.

다임러 메르세데스 벤츠의 자율주행 트럭 '퓨처 트럭' (사진=다임러 제공)
다른 시각도 있다. 최근 소프트웨어 개발회사 앤시스(ANSYS)가 시장조사업체 아토믹 리서치에 의뢰해 자율주행차 기술 주요 국가의 만 18세 이상 성인 2만2041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10명 중 7명(71%)은 자율주행차가 인간보다 더 나은 운전을 할 것이라고 믿었고, 10년 안에 인간 운전자를 능가할 것이라고 답했다.

2016년 구글의 웨이모가 자율주행차 시험주행을 시작한 이래 하루 24시간 매일 4만㎞ 이상의 주행정보를 수집하고 있다.

미래사회가 데이터 국가로 진화하면 자율주행차 회사들의 궁극적인 목표는 모든 무인 자율주행차를 연결하고 동일한 언어로 통제함으로써 이러한 기술을 사용하는 구글, 아마존, 우버, GM과 같은 기업들이 지배적 위치에서 소비자들로부터 데이터를 빨아들이고 이를 마케팅에 활용할 것이라는 우려도 만만치 않다.

택시나 버스 등 대중교통 영역에서도 수백만 명의 일자리가 증발할 수 있다는 위기감도 현실화되고 있다. 가장 먼저 타격이 예상되는 운송 분야는 화물이다.

◇ 한국, 현대차가 견인…2030년 상용 자율주행차 출시

현대차의 아이오닉 자율주행차 (사진=현대차 제공)
한편, 국내의 경우 현대자동차가 정부·서울시와 이달부터 강남지역 등 서울시내 23개 도로에서 6대의 자율주행차를 시험운행하기로 하고 양해각서에 서명했다. 2021년까지 수소 연료전지 자율주행차 15대를 투입할 예정이다.

서울시는 체계적인 교통정보 등 스마트 인프라 시스템을 제공하고 0.1초마다 교통 및 주변 정보를 현대의 자율주행차에 실시간 전송한다. 현대차는 이같은 데이터를 바탕으로 수집된 정보를 체계적으로 관리해 국내 관련 자율주행 기술 개발 대학과 연구기관에 공유한다.

현대차와 서울시는 이번 협력을 통해 세계 최고 수준의 도심 자율주행 기술을 구축하고 2024년까지 자율주행차 생산을 위한 시스템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현대차의 상용 자율주행차는 2030년 출시 예정이다.

현대차는 또, 지난 9월 미국 자율주행 기술 기업 앱티브(APTIVE)와 합작법인을 설립하고 20억달러(약 2조3900억원)를 투자하는 등 오는 2022년까지 완성차 업체 및 로보택시 사업자 등에 공급할 자율주행 플랫폼 개발을 완료하고 상용화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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