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 청장과 송 시장 두 사람이 만나 김기현 전 울산시장에 대한 수사를 논의한 게 아니냐는 지적이 잇따르는 가운데, 황 청장이 오락가락한 해명을 내놓으면서 의심은 더욱 증폭되고 있다.
◇ 黃·宋 만남에 '울산 경찰' 대동 의혹…"배석한 것 같기도"
사정을 잘 아는 관계자는 "황 청장과 송 시장 그리고 울산청 소속 A과장이 함께 만났다"고 말했다. 이어 "모임에는 송 시장이 2014년 보궐선거에 출마했을 때 캠프에서 선거대책위원장을 맡은 B씨도 있었던 걸로 안다"고 설명했다.
황 청장과 송 시장의 2017년 12월 만남 당시에도 A과장이 참석했는지 여부는 아직까지 파악되지 않았다. 황 청장은 CBS 노컷뉴스와 통화에서 "12월 만남은 송 시장과 1대1로 봤고, 누가 동석했다는 소문은 터무니 없는 얘기다"고 단언했다.
그러나 9월 만남에 대해서는 "송 시장 이외에 정보과장이 배석한 것 같기도 하고, 아닌 것 같기도 하다"고 말했다. 전날 tbs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할 때만 해도 황 청장은 송 시장과 두번 모두 1대1로 만났다며 '다(多)대다' 회동 의혹에 선을 그었다.
B씨는 황 청장과 만난 건 맞지만, 동석자는 송 시장이 아니었다고 해명했다.
그는 "당시 울산청에서는 비좁은 건물 개선 사업과 관련한 예산을 받기 위해 노력했다"며 "내가 국회 예결위 위원이었던 C의원과 잘 아는 사이여서, C의원에게 이런 경찰 사정을 전달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후 (2018년) 1월쯤 황 청장과 C의원, 지역 경찰서장, 울산청 정보과 직원 등과 함께 식사한 적이 있다"고 말했다.
◇ 宋 만남 '문제없다' 해명했지만…울산청 이미 수사 진행
송 시장과의 만남이 김기현 전 울산시장 수사와 무관하다는 점을 강조한 셈이다.
하지만 취재 결과, 황 청장과 송 시장이 만날 당시 울산청은 이미 김 전 시장 측 비위 관련 수사에 깊숙이 개입하고 있었다.
'김기현 첩보'가 아직 청와대에 머물고 있거나 경찰청에서 울산청으로 하달되기도 전인 2017년 9~10월쯤과 12월에 민주당 울산시당 관계자와 송 시장 캠프 소속 인물을 잇따라 참고인으로 불러 조사한 것이다.
특히 황 청장은 2017년 8월 2일 울산청에 부임한 직후 '허위 보고'를 문제삼아 기존에 김 전 시장 측근들을 수사하고 있던 지능범죄수사대 경찰관 3~4명을 수사팀에서 쫓아냈다.
기존 수사관들이 빠진 자리에는 성모 경위가 팀장으로 들어왔다. 성 경위는 김 전 시장 측을 고발한 건설업자와 오랫동안 친분을 이어온 것으로 알려졌다.
게다가 성 경위는 황 청장이 울산청장으로 부임하기 전인 2017년 3월 이미 김 전 시장 측 비위에 별다른 범죄 혐의점을 포착하지 못하고 내사를 종결한 것으로 확인됐다.
결국 내사 종결된 사건을 다시 끄집어내 수사팀을 교체하고 송 시장 측 인물들을 상대로 참고인 조사를 벌이는 등 당시 정황에서, 2017년 말 송 시장과의 만남이 '시기적으로 김 전 시장 수사와 관련이 없었다'는 황 청장의 해명은 설득력이 떨어지는 것이다.
현재 사건을 수사중인 검찰은 황 청장과 송 시장이 만나 김 전 시장의 수사를 논의했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두 사람 만남의 성격과 배경을 파악하는데 수사력을 집중하고 있다.
두 사람의 회동에 정보 경찰이 동석하고, 첩보 수집과 수사 상황을 공유한 것으로 드러날 경우 경찰의 불법 선거 개입과 표적 수사라는 비판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검찰은 조만간 황 청장 등을 소환해 사실 관계를 조사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