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 친일파의 사진이 긴 세월 전북지방경찰청 1층 한 모퉁이를 차지했다. 독립운동가를 '빨갱이'로 몰며 무차별적인 고문도 서슴지 않았던 이들은 결국 역사적 심판을 받고 사라질 운명에 놓였다.
전북지역 친일 경찰국장은 1대 김응조, 3대 한종건, 4대 조병계, 5대 김상봉, 9대 김응권, 15대 김종원, 16대 신상묵, 20대 이정용 등 8명이다.
1909년 강원도 고성 출신인 김응조는 1945년 해방 직후 전라북도 경찰국장을 지냈으나 1946년 2월 말 불법행위와 죄수를 학대한 이유로 해임됐다.
4·19혁명 당시 제5대 민의원 선거에선 전북 고창에서 무소속으로 당선됐다.
김종원은 1940년 일본군 하사관으로 입대하고 1946년 서울 동대문경찰서 교통과장으로 근무했다.
1948년 여순사건과 1950년 마산·부산형무소 재소자 학살 등에 개입하며 이승만 전 대통령에 관심을 받고 1952년 7월 전북도청 경찰국장 등을 재임했다.
1956년 9월 장면 부통령 저격 사건의 배후로 드러나면서 4년 형을 받기도 했다.
민족문제연구소 김재호 전북지부장은 "잘못된 역사를 성찰하며 민주적 경찰로 거듭나기 위한 철거 조치는 늦었지만 다행"이라고 말했다.
이에 경찰 관계자는 "민족문제연구소의 연사 인식에 공감하며 사진 철거 방침을 세운 것"이라며 "전북경찰을 빚낸 영웅 등 향후 빈공간 활용 방안을 구상하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