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시즌 울산 현대로 임대돼 뛰어난 활약으로 결국 하나원큐 K리그1 2019 MVP를 받은 김보경이 깊은 고민에 빠졌다.
김보경은 2일 서울시 서대문구 홍은동 그랜드힐튼호텔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 2019 대상 시상식에서 K리그1 MVP를 받았다. 김보경은 문선민(전북)과 세징야(대구), 완델손(포항)을 제치고 감독과 선수, 미디어 투표에서 모두 1위의 지지를 얻었다.
김보경은 “내 장점을 가장 빛나게 해준 김도훈 감독님과 동료 선수의 희생이 있어 받았다는 점은 틀림없다”면서 ”함께 후보에 오른 세징야, 완델손, 문선민보다 뛰어났다고 말하기 어렵다. 동료의 희생이 컸기에 감사한 마음도, 미안한 마음도 크다”고 소감을 밝혔다.
임대생 신분으로 리그 MVP를 수상했다는 점에서 이번 수상은 조금 더 의미가 남달랐다. 김보경은 “팀에 들어간 첫날부터 모두가 아는 선수였다. 원래 있던 팀에 온 느낌이었다”면서 “내 플레이를 잘 알고 있어 빠르게 적응할 수 있었다”고 재차 울산 동료들과 수상의 기쁨을 나눴다.
하지만 김보경은 다 잡았던 올 시즌 K리그1 우승 트로피를 막판 주춤한 경기력으로 놓친 아쉬움을 마음 깊숙하게 새긴 듯했다.
자신의 MVP 수상을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는 김보경은 “여기까지라고 생각하고 포기한다면 울산 팬의 실망은 더 커질 것”이라며 “울산 프런트와 선수 모두가 더 많은 것을 배워서 도약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울산의 K리그1 준우승에 큰 아쉬움을 감추지 않는 김보경에게 거취에 대한 질문은 빠지지 않았다. 올 시즌 임대 신분으로 활약한 데다 원 소속팀인 가시와 레이솔(일본)과 계약 만료가 임박한 만큼 다양한 선택지가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김보경은 “마지막 경기 결과에 따라 내 미래가 바뀔 것이라고 이야기했다. 그런데 마지막에 우승컵을 들지 못해 많이 고민하고 있다”면서 “미래를 정해야 하는 시기라는 걸 알고 있다. 내 의견도 중요하지만 여러 의견을 수렴해 결정하겠다. 아직 구체적으로 진행된 것은 없다”고 말했다.
K리그에서 가장 뛰어난 활약을 선보인 선수로 공식 인정을 받은 김보경의 눈은 대표팀을 향하고 있다. 파울루 벤투 축구대표팀 감독은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E-1 챔피언십 소집 명단에 김보경의 이름을 넣고 대표팀 내 경쟁력을 점검한다.
오랜만에 대표팀 소집에 나서는 김보경은 “K리그의 아쉬움을 대표팀 소집까지 가져가면 안 된다. 새로운 도전을 해야 한다”면서 “대표팀에서도 최대한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고 각오를 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