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식이 아버지, 어머니 등 민식이법 통과를 고대하던 피해 어린이 부모들은 한국당의 필리버스터 신청과 나경원 원내대표를 향해 울분을 터트렸다.
고(故) 김민식 군의 어머니 박초희씨는 이날 오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통해 "왜 우리 민식이가 그들의 협상카드가 돼야 하는지 잘 모르겠다"며 흐느꼈다.
박씨는 "횡단보도가 있지만 신호등 없는 곳에 신호등을 만들어 달라고 하는게, 큰 대로변에 과속 카메라가 없어 아이들이 위험에 처해 과속카메라를 만들어 달라고 한 것"이라며 "정치에 대해 몰라서 이런 대접을 받는건 아닌지, 이렇게 양쪽에서 이용만 당하다 버려지는 건 아닌지, 제발 우리 아이들을 이용하지 말아달라"고 호소했다.
민식이 아빠 김태양씨는 "이미 억울하게 죽은 아이들을 두번 죽였다"며 "그게 과연 사람으로 할 짓입니까. 그게 국회의원입니까"라고 말했다.
태호 엄마 이소현씨는 "저는 5개월 임산부다. 이 아이를 이런 나라에서 어떻게 키우라고 말씀하시는 건지"라고 울먹였다. 이어 "나경원 원내대표님께서 하신 말씀, 정말 이건 아닌 것 같다. 우리 아이들 이름을 거론한 것을 사과하라"라고 말했다.
앞서 나 원내대표는 이날 기자회견을 통해 "오늘 상정되는 모든 법안에 필리버스터를 신청했다"며 "이번 정기국회가 끝날 때까지 이 필리버스터는 국회법에 따라 계속될 수 있고, 그렇게 할 것"이라고 밝혔다.
피해 어린이 부모들의 기자회견 이후 한국당 원내대표실은 입장문을 내놨다. 입장문에는 "한국당이 필리버스터를 신청한 안건 중에 민식이 법은 해당되지 않는다"며 "민식이법은 필리버스터 신청 이후 (29일) 법사위에서 통과됐다"고 밝혔다.
이어 "아직까지 본회의를 열지 않고 있는 국회의장과 민주당이 민식이법 처리를 막고 있다는 것을 분명히 밝힌다"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