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아프간 미군 병력을 8천600명 수준으로 감축하겠다고 밝혔다.
로이터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후 8시33분쯤 '에어포스 원' 전용기편으로 아프간에 있는 미군 바그람 공군기지에 도착해 2시간 30분 정도 머물며 미군 부대 장병들을 격려하고 아프간 대통령과 짧은 양자회담도 개최했다.
이번 방문에는 로버트 오브라이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과 믹 멀베이니 비서실장 대행 등이 동행했다.
지난해 말 이라크 방문 때의 '허술한 보안' 논란을 의식한 듯 이번 방문은 007작전을 방불케 할 정도로 극비리에 진행됐고 동행 취재단에게도 아프간 도착 2시간 전에야 방문 사실이 알려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바그람 공군기지 식당에서 칠면조를 접시에 담아 장병들에게 건네며 인사말을 주고받았다.
이어 연설에서 "나는 군인의 훌륭한 친구였다"면서 장병들을 향해 "정말 대단한 일을 하고 있다. 여기 와서 영광"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탈레반은 합의를 원하고, 우리는 그들과 만나고 있다"며 "아프간 전쟁은 궁극적으로 정치적 해결을 해야 하며 그 지역의 사람들에 의해 결정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연설이 끝난 후 박수갈채 속에 트럼프 대통령은 장병들과 식탁에 앉아 이야기를 나눴고 기념 촬영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어 오후 9시45분쯤 바그람 공군기지에서 아슈라프 가니 아프간 대통령과 회담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아프간 반군 탈레반과의 평화협상이 재개됐다"면서 "아프간 미군 병력을 8천600명 수준으로 감축하겠다"는 입장도 재확인했다.
현재 아프간 주둔 미군 병력 규모는 1만2천명으로 알려졌다.
아프간 주둔 미군 철수를 추진해온 트럼프 대통령은 탈레반의 테러가 반복되자 지난 9월 탈레반과의 평화협상 중단을 선언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의 평화협상 재개 선언으로 아프간 정부와 탈레반, 미국 간의 평화협상 논의도 급물살을 탈 것으로 보인다.
두 정상 간 회담은 아프간 정부와 탈레반이 포로를 교환한 지 1주일 만에 이뤄졌다.
지난 19일 아프간 정부는 탈레반 핵심 조직원 3명을 탈레반에 납치된 미국인 등 2명과 교환했고, 미국은 피랍 미국인 석방을 환영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번 아프간 방문은 '우크라이나 스캔들'로 인한 탄핵조사 와중에 이뤄지면서 탄핵국면을 전환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워싱턴포스트는 "이번 방문은 평화협상 재개와 함께 정치적 목적도 있다"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모든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환호하는 군인들과 함께 섰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