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의 한 어린이집이 빨거나 물어뜯어 상처가 난 아이의 손가락 곳곳에 화학회사에서 만든 '리필용 잉크'를 여러 차례 칠했다. 아이가 불안한 심리 상태를 보이면서 부모는 '학대'를 주장하고 나섰다.
어린이집은 아이 어머니에게 "약을 발라준 것"이라고 해명했다가 뒤늦게 "손을 빠는 것을 막기 위한 훈육 차원에서 잉크를 칠했다"며 사실을 인정하고 사과했다.
A 씨가 어린이집에 다녀온 아이의 손가락이 보라색으로 물들어 있는 것을 발견한 시기는 최근이다. 엄지와 검지 부분이 물들어 있었다.
아이는 손가락을 입속으로 넣었다가 헛구역질까지 했다.
놀란 A 씨가 물어보자 아이는 "손가락을 빨아서 선생님이 발라주신 약"이라고 대답했다.
A 씨는 이상하다는 느낌에 아이 손가락 사진을 찍어 어린이집 선생님에게 약의 종류를 묻는 메시지를 보냈다. "손을 빨 때 바르는 약"이라며 "시각적 효과가 있어 오늘은 효과를 봤다"는 답장이 돌아왔다.
선생님이 다시 가져온 것은 다름 아닌 스탬프 잉크. 스탬프 재료를 보충하기 위한 것으로 한 화학회사가 만든 리필용 잉크였다. 구체적인 성분조차도 적혀 있지 않았다.
A 씨가 어린이집 폐쇄회로(CC)TV를 보니 아이는 손을 내밀고 울고 있었다. 선생님은 아이 손가락에 잉크를 발랐다.
아이 손가락 주변이 물들어 있던 것은 이번뿐만이 아니었다.
예전에는 단순히 물감 놀이 같은 수업을 하다 물든 것으로 생각했던 A 씨는 분노했다. A 씨의 항의에 "제가 어찌해드리면 되나요"라는 선생님의 해명이 돌아왔다.
A 씨는 자신의 아이뿐만 아니라 다른 아이들 손에도 똑같이 잉크를 발랐다고 주장했다. 담임선생님이 "빨간약, 파란약"이라며 손을 물어뜯거나 빠는 아이들의 손가락에 잉크를 발라줬다는 게 A 씨의 주장이다.
다만 "손을 빠는 아이의 행동을 막기 위한 훈육 차원이었다"는 해명을 덧붙였다.
어린이집 관계자는 "당연히 아이를 학대하기 위한 행위는 아니었다"며 "단순히 손을 빨지 못하게 하기 위해 한 훈육 차원의 행동이었다"고 해명했다.
다른 아이에게도 잉크를 발라줬다는 A 씨의 주장에 대해서는 "절대 그러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A 씨는 "아이가 손을 빨지 않게 하기 위해 인체에 무해하지만, 쓴맛이 나는 약을 발라주는 경우는 있어도 화학회사에서 만든 잉크를 바르는 경우는 보지도 듣지도 못했다"며 "아이 몸에 좋을 리 없지 않으냐"고 말했다.
그러면서 "아이가 불안해해 병원 치료와 심리 상담을 받을 계획"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