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통 없이 쉬어"… 구하라, 오늘 비공개 발인

지난 24일 세상을 떠난 故 구하라 (사진=사진공동취재단)
걸그룹 카라 출신 가수 겸 배우 구하라가 세상과 작별했다.

구하라의 발인이 오늘(27일) 오전 서울 강남세브란스병원에서 엄수됐다. 고인의 장례 절차는 모두 비공개로 이루어졌다. 다만 유족들 뜻에 따라 지난 25일부터 26일까지 서울성모병원에 팬들과 언론 관계자들을 위한 조문 장소를 운영했다.

구하라의 납골당은 경기도 성남시 분당 스카이캐슬 추모공원에 마련됐다. 구하라 측은 "지난 25일 고(故) 구하라 씨의 조문 일정이 27일 자정에서 26일 자정으로 정정됨에 따라 조문을 계획하셨던 국내외 많은 팬분들께 혼선을 드리게 된 점 사과드린다"라며 "안타까운 비보에 함께 슬퍼해 주시고 추모해 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린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빈다"라고 알렸다.

구하라의 사망 소식은 지난 24일 전해졌다. 경찰은 구하라가 이날 저녁 서울 강남구 청담동의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고 밝혔다. 고인은 이달 14일부터 19일까지 일본에서 단독 콘서트 투어를 진행하며 활발히 활동 중이었기에, 사망 소식은 더 충격으로 다가왔다.

연예계 동료들은 추모 글 등으로 비통한 마음을 전했다. 방송인 홍석천은 27일 인스타그램에 고인 사진과 함께 "참 예쁜 아이였다. 데뷔 때부터 참 힘들게 활동하면서 어느 날 최고의 자리에서 눈물짓던 모습이 생생한데 2주 전 통화가 마지막이었다니 그날 달려가 볼 걸 그랬다. 참 마음 아프게 그리 가 버렸다. 고통 없이 편하게 쉬어 하라야. 남은 사람들이 할 일이 많게 됐다. 많이 미안해"라는 글을 올렸다.

안무가 배윤정은 26일 인스타그램에 고인과 함께 찍은 사진을 별다른 멘트 없이 올렸다. '미스터', '프리티 걸', '허니', '루팡', '숙녀가 못 돼' 등 카라의 히트곡 다수 안무를 만든 배윤정은, 구하라가 생전 단독 리얼리티 '하라 온앤오프: 더가쉽'에서 "모든 비밀 얘기들을 다 알고 있는, 믿을 만한 사이"라며 애정을 드러낸 홈파티 멤버 중 한 명이다.

장재인은 별 사진과 함께 "사람들은 알까? 그 언니는 내가 초등학교 중학교 때부터 유명했거든. 친구랑 같이 댄스 학원에 갔을 때 저기 있는 언니가 그 언니야 라는 말에 봤을 때 예쁘고 조목하니 마른 언니가 그 작은 체구로 헐렁한 옷 땀을 뻘뻘 흘리며, 그렇게 열심히 춤을 추고 있는 거야. 그 연습실에서 그 언니밖에 안 보일 만큼. 사람들은 알까. 그 어리고 조그맣던 아이가 얼마나 몸이 부숴져라 연습하고 있었는지"라는 글로 애도를 표했다.


안무가 배윤정과 오정연이 올린 고인의 사진들 (사진=배윤정, 오정연 인스타그램)
SBS 예능 '주먹쥐고 소림사'로 인연을 맺은 방송인 오정연은 방송 당시 고인과 찍은 사진을 25일 인스타그램에 게시했다. 그러면서 "예쁜 하라야! 널 다시 볼 수 없다니 너무나 슬프다… 왜 떠나야만 했냐고 탓하지 않을게, 나도 매일 간절히 죽고만 싶을 때가 있었기에 네 선택이 이해가 돼. 차라리 세상에서 없어지는 게 낫다는 생각이 들 만큼 힘들어한 너를, 힘겹지만 잘살아 보겠노라 의지를 다져보기도 했던 너를, 진심으로 응원했었는데… 응원하는 마음을 짧은 메시지로 전하는 것에서 멈췄던 내가 못내 후회되고 안타깝구나"라고 적었다.

가수 박기영은 같은 날 인스타그램에 "또 하나의 별이 졌습니다. 너무 안타깝고 슬픕니다. 어제의 하늘은 이렇게나 맑았는데 말이죠… 정말 예뻤던 그녀, 홀로 외로웠을 그녀, 대체 뭘 어찌해야 할지 모르겠는 비보가 이어지는 나날들입니다. 대체 누가. 이렇게까지 그녀를 힘들어지게 만든 걸까요?! 구하라 님의 명복을 빕니다…"라는 글을 올려 고인을 추모했다.

빅뱅 탑은 인스타그램 스토리에 고인에게 받은 문자 메시지를 공개했다. 구하라가 보낸 문자에는 "오빠 늦었지만 생일 축하해요"라고 쓰여 있었다. 탑은 "마지막 메시지가 답장 못 한 생일 축하 메시지인데. 너무 미안하다 하라야. 좋은 곳에서 편히 쉬렴"이라고 썼다. 남태현은 설리, 구하라와 셋이 찍은, 활짝 웃는 사진을 올렸다.

솔비는 고인을 힘들게 했던 '악플'뿐 아니라 이 같은 구조를 방관한 매체를 비판하며, 수많은 피해자들의 인권을 보호할 제도적 장치 마련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솔비는 인스타그램에 "10년 전과 지금, 아무것도 변하지 않았고 변화될 수 없었다는 게 참 비통합니다. 대한민국의 많은 연예인들은 악플이란 범죄로 인한 고통을 번번이 호소했습니다. 저 또한 마찬가지였습니다. 악플러들은 가해자임에도 불구하고 인권 보호라는 선처 아래 몸을 숨겼고, 그런 공격을 받는 연예인들은 피해자임에도 불구하고 제대로 된 소리 한번 못 냈습니다"라고 썼다.

이어, "이러한 문제는 비단 댓글 문화만의 탓일까요? 그 구조를 계속 방관해 오던 많은 미디어와 포털사이트를 포함한 매체들에게 묻고 싶네요. 전 예술이라는 도구를 통해 피해자의 고통을 호소했습니다. 그리고 방송에서도 꾸준히 발언을 해왔지만 제 이야기는 너무도 약하고 또 약할 뿐입니다"라고 전했다.

솔비는 "이제는 힘을 모으고 문제의 심각성을 알리어 제도적 변화를 모색하고, 모두가 더 이상 방관하는 일이 일어나지 않기를 바랍니다. 악플러들의 대상으로 쉽게 여겨지는 연예인뿐만 아니라 수많은 피해자들의 인권을 보호할 수 있는 법안 개정이 절실하게 필요합니다. 더 이상 사랑하는 선배, 후배, 동료들을 잃고 싶지 않습니다"라고 강조했다.

솔비는 "오늘따라 환한 미소로 웃던 그들이 너무 보고 싶어요. 열정 있고 꿈 많았던 아름다웠던 설리, 구하라, 그리고 먼저 세상을 등졌던 다른 동료들을 위해 기도합니다"라고 글을 마무리했다.

가수 남태현이 25일 인스타그램에 올린 故 설리, 故 구하라와 같이 찍은 사진 (사진=남태현 인스타그램)
구하라는 2008년 여성 아이돌 그룹 카라로 데뷔한 후 '프리티 걸', '허니', '미스터', '루팡', '스텝', '맘마미아', '점핑', '숙녀가 못 돼', '판도라', '맘에 들면' 등의 곡을 발표해 큰 사랑을 받았다. 또한 구하라는 '청춘불패' 시즌 1, '펫토리얼리스트', '하라 온앤오프: 더가쉽', '어 스타일 포 유', '주먹쥐고 소림사', '서울메이트' 등 다양한 예능에 출연해 '하라구', '구사인볼트' 등의 애칭을 얻으며 인기를 끌었다.

2015년 7월에는 첫 미니앨범 '알로하라'(Can You Feel It?)을 발매했고 '발자국 소리', '저글러스' 등의 OST에 참여했다. 지난해 7월 순천만세계동물영화제 홍보대사로 활약했으며, 올해 6월에는 일본의 유명 프로덕션 '프로덕션 오기'와 계약을 맺고 지난 14일부터 19일까지 일본 콘서트 투어를 진행했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다면, 자살 예방 핫라인 ☎1577-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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