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교육단체, "진단검사에 초1,2학년부터 사교육 내몰릴 것"

'초3, 중1 기초학력 진단검사' 저지 나서
조희연 교육감 면담 요구하며 이틀째 접견실 대기
"조희연 교육감,서울 교육 20년 전으로 돌려"

서울교육단체협의회 소속 단체 대표들이 26일 서울시교육감 접견실에서 대기하고 있다. (오른쪽부터) 조연희 전교조 서울지부장, 이윤경 참교육학부모회 서울지부장, 강혜승 참교육학부모회 부회장,박형준 전교조 서울지부 참교육실장, 박인숙 서울혁신교육 학부모네트워크 공동대표, 박은경 평등교육실현을 위한 서울학부모외 사무국장, 최은경 가재울초 교사.(사진=김영태 기자)
"초등 1,2학년은 자유로운 활동을 보장해야 하는데 초등 3년 기초학력 진단검사가 시행되면 2학년 겨울방학부터 사교육에 내몰릴 지경이다. 내 아이가 부진아로 낙인 찍히는 것을 바라지 않기 때문이다" (박은경 평등교육실현을 위한 서울학부모회 사무국장)

서울시교육청이 추진 중인 '초3, 중1 기초학력 진단검사'에 대해 서울교육단체협의회(이하 서교협)가 적극 저지에 나섰다.

서교협 소속 단체 대표 9명은 25일 오후 4시부터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실 접견실에서 조 교육감 면담을 요구하며 밤샘을 한데 이어 26일 오후 9시 현재 대기 상태이다. 교육감 면담을 지속적으로 요구했지만, 약속을 잡아주지 않았기 때문이다.

전교조 서울지부는 26일 오후 5시 시교육청 정문 앞에서 교사 3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집회를 열고, '초3, 중 기초학력 진단검사' 철회를 주장했다.

전교조 서울지부 소속 교사 30여명이 26일 서울교육청 앞에서 결의대회를 열고 있다.(사진= 전교조 제공)
이 단체는 "서울시교육청이 내놓은 안은 학생들에 대한 진단에서부터 과거 일제고사와 같은 부작용을 낳을 소지가 너무나 클 뿐만아니라 실효성있는 대책도 매우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또한 "서울시에서 지원이 필요한 학습장애 학생만 최소 1만명이 훌쩍 넘지만, 지원할 수 있는 학생은 고작 3천명에 불과하다고 하다"며 "재정도, 능력도, 예산도, 장기적 대책도 없으면서 시험만 봐서 해결하려고 한다"며 "혹시나 정치적 의도가 있는 것은 아닌지 의심스럽다"고 비판했다.

아울러 " 기초학력 지원 대책에 대해서 협력교사, 더불어교사 등 수업을 지원할 수 있는 지원인력이 확충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연희 전교조 서울시지부장은 26일 교육감 접견실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교사들은 일제고사식 시험 대신 다양한 방법의 진단활동과 형성 평가를 하며 활동 중심으로 전인교육의 전문성을 축적해 왔다"며 "조희연 서울교육감은 서울교육의 시계를 20년 전으로 돌리고 있다"고 비판했다.

조 지부장은 이어 "2015년 서울시교육청에서 제시한 진단활동의 정착을 위해 최대한 지원 시스템을 마련해야 한다"며 "학습장애, 경계선 지능에 있는 학생들을 위한 전문적인 지원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그리고 배움이 느린 학생, 학습 장애 학생들을 위해 원하는 교사들에게 1년이나 2년 과정의 전문가 연수를 개설하여 최소한 한 학교에 한 명 이상 배치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최윤경 가재울초등학교 교사는 "한글을 못뗀 4학년 학생에 대해 올해 2학기에 학습도움센터의 도움을 받게 했지만, 한 학기만 지원이 가능해 내년엔 지원이 불투명하다. 지속적 지원이 체계가 이뤄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박형준 전교조 서울지부 참교육실장은 "진단보다 지원이 중요하다. 진단이 안 되서가 아니라 배움이 느리거나 학습에 어려움을 겪는 학생을 내 수업에서 책임지지 못하고, 분리교육을 하고 아이가 낙인찍히는 게 안타깝다"며 "밖으로 빼내서 하는 교육보다는 수업 내 책임질수 있는 교육을 위해서 업무 경감, 수업 시수 경감을 해줘야 한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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