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웅들의 수다' 시상식 입담 챔피언은 키움

키움 히어로즈 박병호가 25일 오후 서울 강남구 인터컨티넨탈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2019 신한은행 MY CAR KBO 시상식에서 홈런상을 수상. 소감을 말하고 있다. 이한형 기자
시상식의 입담 챔피언은 키움이었다. 비록 한국시리즈(KS)에서는 준우승에 머물렀으나 정규리그 시상식에서는 아쉬움을 씻었다.

2019 신한은행 마이카 KBO 리그 시상식이 열린 25일 서울 인터컨티넨탈 서울 코엑스 하모니볼룸. 퓨처스 리그 시상식부터 키움 선수들이 입을 풀었다.

타율상과 홈런상을 받은 김은성과 허정협은 "내년에는 1군의 손혁 감독님께 도움이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눈도장을 찍었다. 키움은 3년 임기가 끝난 장정석 감독 후임으로 손혁 감독을 선임했다.

주장 김상수가 드디어 제대로 시동을 걸었다. 사상 최초 한 시즌 40홀드 기록을 세운 김상수는 일단 선수단 전체와 팬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이어 "항암 치료로 나보다 더 힘든 시즌을 보낸 어머니와 아내에게 감사한다"고 가족애를 드러냈다.

그러더니 올해 주장으로서 고충을 묻자 김상수는 "김하성이 말을 잘 안 들었고, 한현희 같은 장난꾸러기 선수가 있었다"고 폭로했다. 이에 득점왕(112개)으로 시상대에 오른 김하성은 "김상수 형이 너무 사랑해서 장난을 치신 것 같은데 저 말 잘 듣습니다"고 항변했다.


홈런왕(33개) 박병호도 묵직한 입담을 과시했다. 박병호는 먼저 불의의 사고로 세상을 떠난 한화 투수 고(故) 김성훈을 애도한다고 말문을 열었다.

그러면서도 내년 이후 시즌에 대한 굳은 각오를 다졌다. 박병호는 6년 연속 30홈런 등 기록에 대해 "홈런 숫자나 기록은 잘 모르겠고, 지금은 부상 없이 많은 경기를 하고 50살까지 야구하고 싶다"고 선언했다. 올해 부상으로 22경기를 뛰지 못한 아쉬움이 섞인 발언.

'내년에 잘 해보자' 키움 히어로즈 손혁 감독이 25일 오후 서울 강남구 인터컨티넨탈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2019 신한은행 MY CAR KBO 시상식에 참석하고 있다. 이한형 기자
김하성도 당찬 각오를 밝혔다. 김하성은 "현재는 득점과 도루 이런 부문에서 상을 받을 수 있다"면서도 "은퇴 전에 나도 홈런왕 받아보고 싶다"고 다부진 목표를 드러냈다.

이에 사회자가 "그러려면 50살까지 한다는 선배 박병호를 넘어야 한다"고 하자 김하성은 잠시 머뭇거리더니 그래도 나이 차이가 나니까 내가 44살까지 하면 (박병호 형이) 이미 은퇴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재치있게 받아쳤다. 이어 "그래도 형이 50살까지 홈런왕을 받았으면 좋겠다"며 동료애도 잊지 않았다.

신임 손혁 감독도 입담은 마찬가지였다. 이날 MVP 후보가 조쉬 린드블럼(두산), 양의지(NC), 양현종(KIA) 등 3명으로 압축된 가운데 누가 수상할지 예상을 묻자 손 감독은 "3명이 모두 잘 했기 때문에 이 3명 중에 1명이 받을 것 같다"는 당연한 답변을 내놔 폭소를 자아냈다.

웃음이 가득한 가운데 진지한 소감도 있었다. 박병호는 "올 시즌 가장 기억에 남는 경기"를 묻자 "홈 구장인 고척 스카이돔에서 두산이 우승한 것"이라고 했고, 김하성도 "내년에는 꼭 우승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 과연 2019 시상식의 입담 챔피언 키움이 내년 한국시리즈 챔피언에도 오를지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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