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만 이날 시상식에서는 엄숙한 분위기도 흘렀다. 지난 23일 불의의 사고로 유명을 달리한 한화 투수 고(故) 김성훈(21)에 대한 안타까움이 가시지 않은 까닭이었다. 이날 시상식 전 참석자들 모두 기립해 묵념을 하며 고인을 기렸다.
수상자들도 먼저 떠난 동료를 애도했다. 먼저 KIA 양현종은 평균자책점(ERA) 타이틀(2.29)을 수상한 뒤 소감을 밝히면서 "코치님께서 항상 이 선수를 거론할 때마다 열심히 하는 선수라고 얘기를 들었다:면서 "여기서 이루지 못했던 꿈, 하늘나라에서 반드시 좋은 꿈 펼쳤으면 좋겠다"고 울먹였다.
양현종이 언급한 코치는 같은 팀 김민호 코치다. 김성훈은 김 코치의 아들로 야구인 2세다. 광주 서부경찰서에 따르면 김성훈은 23일 오전 5시 20분께 광주 서구 한 건물 9층 옥상에서 7층 테라스로 떨어졌고, 사고 직후 응급실로 옮겨졌지만 숨을 거뒀다. 사인은 실족으로 밝혀졌다.
도루왕(39개)에 오른 KIA 박찬호는 슬픔에 잠긴 김 코치에게 따뜻한 위로의 말을 건넸다. 박찬호는 "김민호 코치님께서 항상 '너희들은 내 자식들'이라고 말씀하셨다"면서 "말씀대로 코치님이 아버지라고 생각하는 선수들 많다는 것을 꼭 기억해주셨으면 감사하겠다"고 간절한 마음을 드러냈다.
이날 시상식은 기쁨으로 가득했지만 수상자들은 결코 프로야구 동료를 잊지 않았다. 한국프로야구선수협회도 전날 추도문을 통해 고인을 기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