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언론 등에 따르면, 홍콩 범민주 진영은 전날 치러진 구의원 선거 개표에서 전체 452석 가운데 낮 12시(현지시각) 현재 385석을 차지한 것으로 집계됐다.
절반 의석을 넘어 전체 의석의 85.2%나 되는 압승을 거둔 것이다. 범민주 진영이 홍콩 구의원 선거에서 과반 의석을 차지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반면 친중파 진영은 고작 58석(12.8%)에 그쳤다. 중도파는 8석을 차지했고 나머지 1석은 개표가 진행 중이다.
그 동안 홍콩의 구의원은 홍콩 내 친중파 정당 중 최대 세력을 자랑하는 민주건항협진연맹(민건련)이 115석 등 친중파 진영이 327석의 의석을 차지해 왔다.
반면 범민주 진영은 118석으로 친중파 진영의 절반에도 못 미친다. 민주당이 37명으로 가장 많은 구의원을 거느리고 있으며, 다음으로 신민주동맹(Neo Democrats)이 13석을 보유하고 있다.
범민주 진영이 압승을 거둘 수 있었던 원동력은 현 정부를 심판하고자 하는 젊은 층의 적극적인 선거 참여라고 할 수 있다.
시위대에 대한 지지를 확인하는 '야당 압승'이라는 선거 결과를 손에 쥔 캐리 람 행정장관과 중국 지도부는 고민에 빠질 것으로 보인다. 홍콩 민심을 확인한 이상 예전의 강압적인 방식을 그대로 구사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대만에서는 홍콩 송환법 반대시위 이후 집권당인 민진당 후보인 차이잉원 현 총통의 우세가 눈에 띄고 있다.
한편, 홍콩 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이날 총 294만여명의 유권자가 투표했다.
이는 앞서 가장 많은 220만여명의 시민이 참여했던 2016년 입법회 의원(국회의원) 선거 때보다 훨씬 많은 숫자다.
최종 투표율도 71.2%로 4년 전 구의원 선거 때의 47.0%보다 훨씬 높았다.
앞서 이날 선거를 위해 등록한 유권자는 413만명으로, 지난 2015년 369만명보다 크게 늘었다.
특히 18∼35세 젊은 층 유권자가 12.3% 늘어 연령대별로 최대 증가 폭을 보였는데, 진보적 성향의 젊은 층 유권자가 많이 늘어 범민주 진영에 결정적으로 유리하게 작용할 것으로 예측됐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