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채널 : 표준 FM 98.1 (07:00~07:30)
■ 진행 : 김덕기 앵커
■ 코너 : 이용문 기자의 <정치본색-정치의 민낯을 본다>
◇ 이용문)그렇습니다. 지난 20일 단식을 시작했으니까 어제까지 닷새를 넘겼고 오늘은 엿새째입니다.
황 대표의 건강상태는 상당히 좋지 못한 것 같습니다.
단식은 계절이 봄이건 여름이건 할 것없이 힘들겠습니다만 이번 황교안 대표의 단식은 추운 날씨에 오랜 시간 실외에서 시간을 보내면서 기력을 급격히 떨어지게 한 것으로 보입니다.
어제 황 대표는 화장실을 가는 동안 두사람의 부축을 받아야 했고, 비상의원총회가 열리는 동안에 잠시 나왔다가 다시 비닐천막으로 들어갔습니다.
혈압과 혈당이 모두 떨어진 상태이고 참모들은 단식농성장을 국회로 옮길 것을 건의하고 있지만 황 대표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고 합니다.
◆ 김덕기)황 대표가 어제 페이스북에 단식에 대한 소회를 올렸다구요?
◇ 이용문)네 황대표는 어제 오전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시간이 지날수록 국민 속으로 더 가까이 다가가는 느낌”이라면서 “그래서 고통마저도 소중하다. 추위도 허기짐도 여러분께서 모두 덮어준다”는 글을 올렸습니다.
청와대 앞 단식 농성을 계속 이어가겠다는 의지를 재확인한 것으로 해석되고 있습니다.
◆ 김덕기)단식이 일주일을 향해 가는데 조금 이른 감이 있습니다만 득실을 한번 따져 볼까요? 황 대표가 단식을 이어가면서 계파갈등 조짐까지 보이던 한국당은 결속은 확실히 다진 것 같습니다.
◇ 이용문)그렇습니다. 한국당은 어제 오후 황대표가 단식중인 청와대 앞에서 ‘비상의원총회’를 열었습니다. 마침 비까지 오면서 어제 의총은 이른바 ‘우중의총’이 됐습니다.
어제 의원총회에는 90명 가까운 현역 의원들이 참석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습니다. 한국당 소속 재적의원이 108명이니까 20명 정도 빼고는 다 온 것입니다.
평소 국회에서 진행되는 의원총회 참석자보다도 오히려 많은 것으로 그만큼 황교안 대표의 단식이 이어지면서 당내부의 결속은 강하게 하는 효과를 내고 있는 것은 분명해 보입니다.
◆ 김덕기)어제 의총에서 나온 발언들도 수위가 상당히 높았던 것 같죠?
◇ 이용문)예정보다 하루 먼저 미국에서 돌아온 나경원 원내대표는 황교안 대표의 단식에 대해 ”본인의 희생을 통한 나라를 구하고자 하는 구국의 결단이라고 평한다“고 말했습니다.
나 원내대표는 이어서 ”자유한국당은 황교안 당대표를 중심으로 해서 절대 단합할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그동안 당내에서 쓴소리를 많이 해 왔던 조경태 최고위원도 어제는 ”지금 황교안 당대표께서 목숨을 건 투쟁을 하고 계시다“면서 ”자유한국당은 원내에서 나경원 원내대표와 함께 가열찬 투쟁을 하겠다“고 말했습니다.
또 권성동 의원은 ”이제 황교안 대표 중심으로 하나가 되어야 한다“면서 ”국민이 어떻게 저항하고 어떻게 의사를 표시하고 문재인 대통령에 항거하느냐에 따라서 황교안 대표 단식이 의미가 있느냐, 없느냐가 결정된다“고 했습니다.
◆ 김덕기)황대표와는 당권을 둘러싼 잠재적 경쟁자들의 발길도 이어지지 않았습니까?
◇ 이용문)네, 김병준 전 비상대책위원장이 어제 황 대표를 찾았습니다. 김 전 위원장은 TK지역 출신 인사들 가운데는 처음으로 ‘험지출마’ 의사를 밝혔었는데 어제 오후에는 황교안 대표의 농선천막을 찾아 짧은 이야기를 나눴다고 하는데 주로 건강상태에 대한 우려였다고 합니다.
◆ 김덕기)올초 당권경쟁에서 황대표와 끝까지 경합했던 오세훈 전 서울시장의 방문도 상당한 의미를 부여할 수 있지 않습니까?
◇ 이용문)그렇습니다. 오 전 시장은 그제 황 대표를 방문했는데 ”제가 했던 말이나 보도된 것은 너무 괘념치 마시라“면서 ”다 잘 되자고 하는 말씀“이라고 말했습니다.
오 전 시장은 김세연 의원의 불출마 발표가 나온뒤에 ”사단장님의 한걸음 한걸음에 수천 병력의 생사가 왔다 갔다한다“면서 ”일선에서 죽어라 뛰는 야전군 소대장은 야속할 뿐“이라고 말했죠.
김세연 의원의 불출마 선언에도 불구하고 황 대표가 당내 인적 쇄신의 동력을 만들지 못하고 미적거리고, 보수대통합을 제안해놓고도 가시적인 후속 조치를 내놓지 못하고 우왕좌왕하고 있다고 비판했었습니다.
◆ 김덕기)사실상 황 대표의 단식을 야기한 것으로 받아들여지는 김세연 의원의 방문도 의미가 크죠?
◇ 이용문)김세연 의원은 황 대표가 단식을 시작한지 셋째가 되는 22일 청와대 분수대 앞을 찾았었는데 자신의 불출마 선언을 미리 상의하지 못해 죄송하다 면서 이해해 달라고 말했습니다.
◆ 김덕기)한미방위비 협상과 관련해 우리 국회의 의사를 전달하기 위해 미국에 갔던 나경원 원내대표는 일정을 당겨 하루 먼저 귀국하지 않았습니까?
◇ 이용문)그렇습니다. 나 원내대표는 이인영 민주당 원내대표, 오신환 바른미래당 원내대표와 함께 지난 20일 미국으로 떠났었죠. 황교안 대표가 단식에 들어가는날 미국으로 향하면서 홍준표 전 대표로부터 당대표가 단식하는날 원내대표는 미국으로 떠났다는 힐난을 듣기도했는데 이를 의식해서인지 일정을 하루 앞당겨 어제 새벽 귀국했습니다.
또 오전에는 황 대표의 단식농성장을 찾았는데 이른바 ‘투톱 갈등설’을 불식시키기 위한 행보로 풀이됐습니다.
◇ 이용문)네, 이낙연 총리, 어제 낮 황대표 농성장을 방문했습니다. 원래 그제 방문하려다 미뤄진 것인데요.
차기 대권주자 선호도 1위인 이낙연 총리와 2위인 황교안 대표의 만남이 관심을 모았습니다.
이 총리는 황 대표와는 1분 정도 대화를 나눴는데 취재진과 만나 ”건강 상하시면 안 되니까 걱정을 말씀드렸다“면서 ”황 대표가 이렇게 어려운 고행을 하는 그 충정을 잘 안다는 말씀을 드렸다“고 밝혔습니다.
또 강기정 청와대 정무수석은 22일과 23일 잇따라 방문해 지소미아 종료중단에 황 대표의 단식도 작용했다고 설명하기도 했습니다.
◆ 김덕기)당내의 결속을 다지고 청와대와 정부의 관심을 이끌어 낸 것은 ‘얻은 것’으로 분석해도 되겠습니다만 ‘잃은 것’도 있죠?
◇ 이용문)첫번째는 건강이죠. 앞서 황 대표의 몸 상태에 대해 말씀을 드렸습니다만. 한겨울 사실상 노숙에 가까운 단식을 엿새째 이어가면서 황대표의 건강상태는 극도로 나빠진 것으로 보입니다.
여기다 한국기독교총연합회 회장인 전광훈 목사와 얽히면서 황 대표의 이미지가 극우보수로 더 각인되게 된 것은 손실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는 황 대표가 ‘보수통합’을 제안하고 특히 변혁측의 유승민 바른미래당 의원과 접촉을 해 가던 중 나온 것으로 보수통합의 모멘텀을 약하게 하는 요인으로 분석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