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미사일 초기단계에는 한국 정보, 북동쪽으로 날아갈 땐 일본 정보 우위

지소미아 연장…한일 두 나라의 실질적인 대북정보수집능력 관심

(이미지=연합뉴스)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장 종료가 연장됐지만 일본이 자국의 외교적 승리라며 대·내외 선전전을 강화하면서 한일 갈등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실질적인 일본의 대북정보수집 능력에 관심이 모아진다.

지소미아가 한미일 안보협력의 상징으로서 의미가 있지만 북한 핵·미사일 시험 등과 관련한 일본의 정보가 대단히 유의미한 것은 아니라는게 우리 군의 대체적인 평가다.

지난 8월 24일 북한이 함경남도 선덕 일대에서 오전 6시 45분과 7시 2분에 잇따라 미사일을 발사했다.

미사일은 최고 고도 97km 정도로 380여km를 날아가 동해에 떨어졌다.

우리 정부가 군사정보보호협정 종료를 선언한지 이틀만에 북한이 도발에 나선 것인데 한일 양국은 서로 대북정보에 우위가 있다며 경쟁했다.

당시 일본은 우리 군이 관련 소식을 공지하기 10여분 전에 먼저 북한의 발사 사실을 알렸다.


그리고 이와야 다케시 일본 방위상은 "한일정보협정 종료 결정으로 정보 수집이 당장 영향을 받는 것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은근히 일본의 대북정보수집능력을 내세운 것이었다.

이에 우리 합참은 일본이 북한 발사체에 관한 정보를 요구해왔다고 이례적으로 공개하며 신경전을 벌였다.

청와대 고위관계자가 나서 "일본이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에 따라 제공해온 미사일 정보를 분석에 활용한 적이 없다. 지금까지 일본한테서 북한 미사일과 관련해 의미있는 정보를 받아본 적이 없다.한마디로 효용 가치가 없었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일본을 압박하면서 지소미아 종료에 따른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한 발언으로 군의 평가를 근거로 한 것이었지만 일본의 정보가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 것은 아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군에 따르면 한일간 지리적 특성에 따라 북한이 미사일을 쏘면 초기단계 정보는 우리 군이 앞서고 미사일이 북동쪽으로 날아갈 땐 일본의 분석이 더 유효하다.

둥근 지구가 자전을 하는데 따른 곡률(曲率) 때문으로 북한이 쏜 미사일은 일정한 고도에 올라가야 탐지된다.

북한과 가까운 우리가 당연히 일본보다 탐지 속도가 빠르고 정확한 정보를 파악할 수 있다.

하지만 북한이 지난 8월 16일처럼 동해 북동 방향으로 미사일을 쏘면 지구의 곡률로 인해 우리 레이더는 음영이 생겨 미사일을 끝까지 추적하기 어렵고, 일본이 미사일 낙하시점과 지점을 파악하는데 유리하다.

한국과 일본은 지소미아 체결 이후 올해 8월까지 총 30건의 정보를 교류했다. 2016년 1건, 2017년 19건, 2018년 2건, 2019년(8월까지) 8건이다.

8월 이후에도 두건의 정보교류가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 군은 오는 2023년까지 군 정찰위성 5기를 전력화할 예정이다. 사업비 1조2천214억원을 투입해 영상레이더·전자광학·적외선 레이더 등을 갖춘 정찰위성 5기를 확보하는 것이다.

한미가 합의한 조건에 기초한 전시작전통제권 전환의 조건 가운데 하나가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 대한 우리 군의 초기 필수대응능력인데 이의 핵심이 대북 감시·정찰능력이기 때문이다.

우리 군의 대북정보수집능력 강화는 물론 당국자들이 밝혀온 대로 일본이 대북정보가 미흡하다면 고의성이 없는지 등을 따져 보완하도록 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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