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 "아베 발언 사실이라면 지도자로서 양심 없는 것"

지소미아 종료 유예 직후 아베 총리 "일본 아무 양보 안 해" "제대로된 판단"
靑 고위관계자 "언론 보도가 사실이라면 지극히 실망"
美 주한미군 감축 압박에 지소미아 종료 유예했다?
"지소미아가 굳건한 한미동맹 훼손할 정도로 중요하지 않아"
'일본 외교의 승리다', '퍼펙트 게임' 靑 "견강부회"
"전혀 이치에 맞지 않는 주장을 자기 식으로 하고 있다"

(이미지=연합뉴스)
청와대는 24일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종료 유예와 관련해 아베 신조 일본 총리를 비롯한 고위 관계자들의 잇달은 '망언'에 직격탄을 날렸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24일 한-아세안 특별정상회담이 열리는 부산 벡스코 현지 미디어센터를 찾아 "아베 총리의 발언은 언론 보도만 본 것이라 구체적인 코멘트는 어렵다"면서도 "만약 언론 보도가 사실이라면 지극히 실망스럽다"고 말했다.

이 고위관계자는 "일본 정부지도자로서 양심을 가지고 할 수 있는 말인지 되묻고 싶다"며 강도높게 비판하기도 했다.


청와대가 아베 총리를 겨냥해 양심까지 언급한 것은 상당히 이례적이다.

앞서 아사히신문은 한일 지소미아 종료 효력이 조건부 연기된 지난 22일 오후 아베 총리가 주위 사람들에게 "일본은 아무것도 양보하지 않았다. 미국이 상당히 강해서 한국이 포기했다는 이야기다"라고 말했다고 24일 보도했다.

마이니치신문 역시 협정 종료가 7시간 남았던 22일 오후 5시에 한국이 협정 종료 통고의 효력을 정지할 것이라는 보고를 받고 아베 총리가 "제대로 된 판단이다"라고 담담히 말했다고 보도했다.

미국이 한국의 지소미아 종료 연기 결정을 끌어내기 위해 주한미군 일부 감축까지 압박했다는 일본 마이니치신문 보도에 대해서도 청와대는 발끈했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주한미군 문제에 대해서는 분명히 말씀드리는데 일체 거론이 안 됐다. 한미간에 공식 거론된 바도 없다"며 "한미동맹이 그렇게 만만한 동맹이 아니다. 한일간 지소미아가 굳건한 한미동맹 공간을 훼손할 정도로 중요한 사안이 아니고 미국도 그렇게 봤으리라 이해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청와대는 지소미아를 종료할 경우 주한미군을 감축하겠다는 미국의 압박을 한국이 견뎌내지 못했고, 미국의 역할을 일본이 배후에서 지원했다는 일본 언론 보도 배후에 일본 고위관계자들의 의도적 개입이 있었을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일본의 일부 언론 보도는 정말 실망스럽기 이를 데 없다"며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일본 고위 정부 지도자들의 일련의 반응들"이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이 관계자는 "(일본 정부 지도자들의 발언은) 매우 유감스러울뿐 아니라 사실과도 전혀 다른 이야기를 자신들의 논리를 합리화하기 위해 하고 있다"며 "예를 들면 '한국이 미국의 압박과 압력에 굴복한 것이다', '일본 외교의 승리다', '퍼펙트 게임' 이런 주장은 사자성어로 말씀드리면 견강부회"라고 비판했다.

또 "전혀 이치에 맞지않는 주장을 자기식으로 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청와대가 지소미아 종료 조건부 연기 결정 이후 아베 총리와 일본 고위관계자들까지 언급하며 작심 비판에 나선 배경에는 '외교적 승리'라는 일본측의 주장이 단순히 국내 지지율 높이기 차원을 넘어서, 향후 수출규제 철회와 강제징용 배상 관련 한일 외교당국 협상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판단이 깔렸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특히 일본 정부 관계자들의 의도적 발언을 일본 언론이 고스란히 보도하고, 이를 한국 언론이 다시 재보도하는 과정에 우리 정부가 유지한 외교 원칙이 훼손됐다고 판단, 더이상 사태를 방관할 수 없다는 절박감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청와대 윤도한 국민소통수석은 이날 정의용 안보실장의 기자 브리핑 직후 긴급 브리핑 형식으로 "한일간 충돌과 마찰이 있을 때마다 일본측의 시각으로 일본의 입장을 전달하는 국내 언론보도가 이어지고 있다"며 "진실은 이미 정해져 있다. 보도에 참고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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