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은 조 전 장관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 가능성과 직결된 자금흐름 내역에 집중한 것으로 전해졌다.
23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2부(고형곤 부장검사)는 지난 21일 조 전 장관을 두번째로 비공개 소환조사한 뒤 추가 조사를 위해 자료를 검토중이다.
약 9시간30분 동안 진행된 두번째 조사에서 조 전 장관은 첫번째 조사때와 마찬가지로 진술거부권을 행사한 것으로 전해졌다.
첫 조사 이후 조 전 장관 측은 "오랜 기간 수사해왔으니 수사팀이 기소여부를 결정하면 법정에서 시시비비를 가려 진실을 밝히겠다"며 진술거부 의사를 밝힌 바 있다.
조사에는 조 전 장관 측에는 김칠준 변호사가 입회했고 검찰은 조 전 장관을 향해 '장관'이 아닌 '교수'라는 호칭을 사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약 8시간 동안 이뤄진 첫 조사 포함 총 17시간 남짓 진행된 조 전 장관 조사에서 검찰은 △정경심 교수의 불법 주식매매로 얻은 부당이득 △부산대 장학금 1200만원과 관련해 조 전 장관의 흔적을 찾기 위해 집중한 것으로 전해졌다.
불법 주식매매의 경우 정 교수가 2차 전지업체 WFM에 대한 미공개정보를 활용해 부당이득을 얻는 과정에 조 전 장관이 연루됐는지 여부가 쟁점이다.
일각에선 조 전 장관 딸이 부산대 의학전문대학원에서 받은 장학금 1200만원도 뇌물죄 성격이 있다는 의혹도 나온 상황이다.
법조계에선 조 전 장관에게 공직자윤리법 위반, 허위공문서 작성 등 혐의가 적용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중 조 전 장관의 영장에 기재할 수 있는 혐의는 뇌물 관련 혐의가 가능할 것이란 관측이다.
서초동의 한 변호사는 "어차피 조 전 장관이 입을 다물고 있는 상황인 데다 현재까지 나온 의혹만으론 조 전 장관을 확실히 구속할만큼의 혐의도 뚜렷이 보이지 않는 것 같다"며 "검찰이 영장을 친다면 어떻게든 뇌물 혐의를 구성할 수 있도록 그동안의 자료와 주변인 진술을 정리해야 할 것 같다"고 전망했다.
조 전 장관을 둘러싸고 △사모펀드 투자 △웅동학원 비리 △자녀 입시비리 등 다양한 의혹이 제기됐지만 검찰 수사의 향방을 결정할 '핵심'은 뇌물 관련 의혹이라는 분석이 나오는 배경이다.
공인인 조 전 장관이 도망 우려 가능성이 적고, 전직 장관의 신병을 구속하려면 그만큼 혐의가 중해야 하기 때문이다. 또 검찰이 섣불리 영장을 청구했다가 기각될 경우 몰아칠 수 있는 후폭풍을 고려하지 않을 수도 없다.
한편 '청와대 감찰 무마' 의혹의 중심인물인 유재수 전 부산시 경제부시장에 대한 검찰 수사도 잰걸음을 보이면서 조 전 장관 수사가 뜻밖의 '활로'를 개척할 가능성도 있다.
조 전 장관이 유 전 시장 비위를 구체적으로 보고받고도 감찰을 무마한 증거를 검찰이 충분히 확보한다면, 조 전 장관에 대한 신병처리 일정에도 변수가 생길 수 있다.
법조계에선 조 전 장관이 민정수석 직무와 관련한 범죄를 저지른 것으로 조사될 경우 구속 가능성에 무게를 더하는 요인이 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