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시청자위원회는 지난 21일 서울 여의도 KBS 본관 6층 대회의실에서 회의를 열고 KBS 메인 뉴스 '뉴스 9'의 김경록 씨 인터뷰 보도 논란과 관련해 사실관계를 규명하고 KBS의 취재·보도 혁신방안을 담은 권고문을 발표했다.
◇ "KBS의 김경록 보도 '방송제작 가이드라인' 위배"
KBS 시청자위원회는 지난 9월 11일 방송한 '뉴스 9'의 김경록 씨 인터뷰 보도가 '인터뷰 대상자의 발언 취지와는 관계없이 프로그램의 기획의도에 맞는 부분만을 발췌해 편집해서는 안 된다'는 'KBS 방송제작 가이드라인(2016)'에 위배된다고 지적했다. 이어 시청자위는 KBS가 '뉴스 9' 이후에 뉴미디어 등을 통해 김경록 씨의 인터뷰 전문을 별도로 분류·게재했어야 했다고 강조했다.
다만 KBS 시청자위원회는 김경록 씨 인터뷰 보도 논란에 대해 심층적으로 조사한 결과 'KBS 측이 검찰과 내통했고, 김경록 씨를 겁박했다'는 유튜브 방송 알릴레오의 주장은 사실이 아니라고 밝혔다. 이와 함께 KBS 시청자위원회는 KBS의 신뢰도에 심각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사안인데도 사실에 근거하지 않은 무차별적인 공격에 유감을 표한다고 말했다.
KBS 시청자위원회는 이번 보도 논란을 계기로 취재·보도 관행을 혁신하기 위해 '사실검증'을 더 강화하고 사건을 인식하는 프레임을 기자 중심에서 시청자 중심으로 전환할 것을 주문했다. 또한 KBS에 취재·인권 등의 분야에 지속적인 교육 등을 포함해 취재 시스템의 근본적 개선을 요구했다.
KBS 시청자위원회는 "김경록 씨 보도에서 공영방송 KBS조차 검찰의 발표나 정보에만 의존하고, 사실관계 판단도 검찰의 확인 여부에 영향을 받았다"며 "현행 출입처 제도는 검찰 의존적 관행이 유지되는 요인이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KBS 시청자위원회는 KBS가 김경록 씨 인터뷰 보도와 관련한 조사 결과를 공개하고 책임 있는 인사가 시청자 청원 등에 공개 답변하는 등 시청자와 적극적인 소통을 할 것을 권고했다. 특히 KBS가 '자체 점검 팀' 보고 등 내부 의견, '시청자 청원' 등 국민의 여론 및 시청자위원회의 권고를 참조해 오는 2020년 1월까지 이번 사태에 대한 쇄신안을 발표할 것을 요구했다.
KBS 경영진을 대표해 시청자위원회에 참석한 정필모 부사장은 "시청자위원회의 권고보다 더 빨리 다음 달 초까지 취재·제작 혁신안과 신뢰회복 조치 등 쇄신안을 발표해 KBS저널리즘에 대한 믿음을 되찾겠다"고 강조했다.
김종명 보도본부장은 "시청자 요구와 환경은 달라졌는데 KBS가 변화하지 못하고 낡은 관행에서 벗어나지 못했다"며 "보도본부는 권고문 이상으로 뉴스와 취재 제작관행, 운영시스템과 조직문화 등에서 혁신을 이루겠다"고 약속했다.
김종명 본부장은 통합뉴스룸국장 등 간부진 교체로 리더십을 쇄신했으며, 새 국장은 받아쓰기 관행을 없애기 위한 '출입처 제도 혁파'를 선언하고 구체적인 방안을 만들고 있다고 전했다. 김 본부장은 "지상파 최초로 메인뉴스 메인 앵커에 40대 여성 기자를 기용한 것도 시대적 감수성을 존중해 보다 친절하고 겸손하며 깊이 있는 뉴스로 변화하기 위한 조치"였다고 덧붙였다.
엄경철 통합뉴스룸 국장은 "모든 뉴스를 균질화하는 출입처 의존 시스템을 단계적으로 혁파하고 취재보도준칙을 재정립해 기자들이 이를 내재화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