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강경파 경찰 수장, 시위대 213명 폭동죄 기소…평화시위도 원천봉쇄

18일 이공대 지지 시위에서 체포된 213명 전원 폭동죄 적용 기소 방침
점심 시간 센트럴에서 열리던 평화집회도 20일엔 경찰 병력 투입 원천봉쇄

크리스 탕 홍콩 신임 경찰 총수(왼쪽).(사진=로이터/연합뉴스 제공)
강경파로 분류된 크리스 탕(54) 홍콩 경무처장(경찰 총수)이 취임 다음 날인 20일 200여 명을 폭동죄로 기소하기로 하면서 홍콩의 시위 정국에 한파가 불어 닥치고 있다. 홍콩 시위대가 결사 항전하며 지켜내려던 이공대가 사실상 무너진 가운데 경찰은 이날 평화적인 점심시위마저 원천봉쇄하며 한층 강경한 대응에 나섰다.


홍콩의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18일 밤 체포된 모든 시위대에 대해 석방을 허용하지 않고, 모두 폭동 혐의로 기소할 것”이라는 경찰 관계자의 발언을 20일 보도했다. 지난 17일 밤부터 이공대에 갇힌 시위대를 지지하기 위해 몽콕, 야우마테이, 침사추이 등 이공대 인근에서 18일 밤 벌어진 격렬한 시위 과정에서 213명의 시위대가 체포됐는데 이들은 모두 폭동죄로 기소될 운명에 처했다.

시위대에 적용된 혐의는 불법 집회 참여, 공무 집행 방해, 공격용 무기 소지 등이 있는데 이 가운데 폭동죄 혐의가 가장 무거워 유죄 판결을 받을 경우 최고 10년 징역형이 선고될 수도 있다. 지난 6월 초 ‘범죄인 인도 법안’(송환법)이 시작된 이후 지난 9월 29일 도심 시위 때 시위대 96명이 폭동 혐의로 기소된 전례가 있다.

홍콩 경찰이 지난 18일 홍콩이공대학에 진입해 한 시위자의 손을 결박하고 있는 모습.(사진=AP/연합뉴스 제공)
홍콩 경찰의 관용 없는 폭동죄 적용이 현실화 되면서 폭동죄로 체포된 이공대 시위대 500여 명도 폭동죄가 그대로 적용돼 기소될 가능성이 커졌다. 홍콩 경찰은 이공대 안에서 버티다 경찰에 항복한 시위대 800여 명 가운데 18세 미만 미성년자를 제외한 시위대 500여명에게 폭동죄를 적용해 체포한 상태다. 18~19일 이틀 간 이공대와 인근에서 시위를 벌이다 경찰에 체포된 시위대 수가 무려 1천100명에 달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폭동죄로 기소될 시위대의 수는 훨씬 늘어날 전망이다.

경찰은 지난 11일부터 매일 점심시간마다 수백 명의 직장인이 센트럴 랜드마크 빌딩 앞에 모여 평화롭게 진행하던 ‘런치 위드 유(함께 점심 먹어요) 시위’도 20일에는 병력을 투입해 원천 봉쇄했다.

17일부터 계속되고 있는 이공대 시위는 20일 현재 60~100명 정도의 시위대가 교내 체육관 등에서 남아 지속되고 있다고 홍콩 매체들이 전했다. 전날 밤에는 40여 명의 응급 구조요원마저 떠나면서 이공대 교내에는 부상자를 치료할 사람마저 전무해졌다. 전날까지 이공대 건물 옆 육교에서 몸에 밧줄을 묶고 탈출을 시도하는 시위대들이 있었지만 이같은 ‘탈출루트’마저 경찰에 의해 차단된 상태다.

한편, 지난 14일부터 시작해 19일까지 홍콩 내 모든 초·중·고등학교에 내려졌던 휴교령은 이날 해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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